김용환 회장 "농협금융, 미얀마·인도네시아 진출할 것"
입력
수정
지면A12
내년 미얀마에 농협은행 현지법인 설립
글로벌전략국 신설…투자금융 역량도 강화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사진)은 6일 한국경제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농협금융의 미래 성장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내년에 글로벌 사업을 대폭 강화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회장은 “미얀마를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의 현지 은행을 인수하거나 지분 투자를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농협금융은 이날 이 같은 김 회장의 구상을 반영한 내년 사업계획 및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농협금융을 한국판 크레디아그리콜(협동조합을 모태로 한 프랑스의 글로벌 금융회사)로 키우겠다는 게 내년 사업목표”라고 말했다.
◆“글로벌 진출 원년으로”
김 회장이 밝힌 내년 사업계획의 핵심은 ‘세계시장 진출’이다. 1차 목표는 한국식 농협금융에 관심이 큰 동남아시아, 그중에서도 미얀마로 잡았다. 우선 내년 미얀마 에 은행 현지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현지 소매금융 시장과 인프라금융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김 회장은 “농협은행 미얀마법인을 통해 현지 도시건설과 사회간접자본(SOC) 등 인프라투자금융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며 “최근 미얀마 현지 부동산개발회사와 업무 관련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별도로 중소 규모의 미얀마 현지 은행을 인수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또 홍콩에 은행·증권·보험을 한데 묶어 취급하는 파이낸셜센터도 세운다. 농협금융은 이 센터를 통해 해외 기업과의 합작 및 지분 투자를 추진하고 해외 영업망도 넓혀나간다는 방침이다.◆투자은행(IB) 역량도 강화
김 회장은 다른 금융그룹에 비해 뒤지는 것으로 평가받아온 기업투자금융(CIB) 분야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농협지주에 ‘CIB 활성화 협의회’를 신설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 협의회는 IB 업무와 관련해 계열사 간 협업을 지원하기 위한 조직이다.
아울러 내년 초 농협은행의 프라이빗에쿼티(PE)단을 NH투자증권에 편입시켜 사모펀드 기능도 강화하기로 했다. NH투자증권의 IB 역량을 키워 내년부터 헤지펀드 사업을 새로 시작하고 다양한 형태의 사모펀드(PEF)를 설립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주력 계열사인 농협은행의 핀테크(금융+기술) 역량을 높이기 위해 비(非)대면 채널 상품 개발과 판매, 마케팅을 총괄할 스마트금융센터를 신설하기로 했다. 이 센터를 통해 우리은행의 위비뱅크나 신한은행의 써니뱅크처럼 모바일전문은행 시스템을 개발해 연 10% 안팎의 중(中)금리 대출을 시작할 계획이다.
또 농협은행에 기업고객본부를 새로 설치해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자산관리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농협금융 산하 금융연구소에는 산업분석팀을 신설한다. 체계적인 산업 분석을 통해 선제적으로 기업 구조조정을 하고 거액의 부실여신이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김 회장은 “이번 조직개편은 경영 체질을 강화하고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방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한편 NH농협생명·손해보험은 내년에 최소 인력만 늘리고, 농협은행은 내년 1월 임금피크제 도입을 앞두고 이달 중 300명 안팎의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