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크업아티스트 브랜드 '뉴웨이브'…세계 향한다

사진=씨에스에이코스믹, 미미박스, 정샘물뷰티 제공
화장품 업계에서 최근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의 적극적인 사업 확장 움직임이 일고 있다. K-뷰티 인기와 함께 본인의 브랜드를 론칭하고 해외 진출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9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1세대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조성아 초초스팩토리 대표는 최근 재무적 투자자(FI)와 함께 코스닥 상장사 젠트로를 인수하고 이 회사 대표이사에 올랐다. 조 대표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브랜드 시대를 연 인물로 손꼽힌다. 애경, 국제약품과 손잡고 '루나', '로우' 등 브랜드를 연달아 성공시켜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브랜드화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초초스팩토리를 통해 '조성아22' '16Brand' 등의 화장품 브랜드 사업을 하고 있다.

그는 1980년대 후반부터 유명 연예인들의 화장을 맡아 화제를 낳았다. 젠트로 유상증자 당시에도 엄정화, 송윤아 등 연예인들이 대거 참여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조 대표는 젠트로의 사명을 씨에스에이코스믹(CSA COSMIC)으로 바꾸고 초초스팩토리가 운영하던 색조화장품 브랜드 '16Brand'를 인수할 계획이다. 조 대표는 중국 등 해외 시장 진출과 사업 확장을 위한 마케팅 자금 확보를 위해 증시에 상장하게 됐다고 전했다. 오랜기간 한류스타들의 화장을 도맡은 능력자인 만큼 상품성을 충분히 갖췄다고 자평했다.

그는 "젠트로 인수는 세계적인 '조성아 뷰티그룹'의 시발점"이라며 "세계시장에서 국내 브랜드가 생존하려면 단순한 '메이드 인 코리아'를 넘어 콘텐츠를 마케팅해야 하는데 '조성아 뷰티'는 한국 엔터테인먼트·화장품 업계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아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해외 진출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올해 미국 등 세포라 380개 매장과 홍콩 사사 100개 매장의 입점을 완료했고, 2017년에는 브릭스(BRICs)와 중동에 진출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또 다른 메이크업 아티스트 정샘물 원장도 지난달 자체 브랜드 '정샘물(JUNG SAEM MOOL)'을 론칭했다.

브랜드는 정 원장이 추구한 자연스럽고 완벽한 피부 표현, 본인의 '고유한 매력을 발견'하는 화장법에 초점을 맞춘 제품을 선보인다.

앞서 정 원장은 2011년부터 지난해 3월까지 LG생활건강과 손잡고 홈쇼핑 화장품 브랜드 '뮬'을 운영한 바 있다. 이후 운영을 마무리짓고 문자상표부착생산(OEM)사와 연계해 온라인몰에서 자체 브랜드를 선보이게 됐다.정샘물뷰티 관계자는 "내년에는 단일매장을 중심으로 오프라인에서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라며 "해외 진출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시대를 맞아 과거 '원장님' 혹은 '실장님'으로 시작한 메이크업 아티스트들과 다른 사례도 등장했다.

젊은 소비자에게 가장 각광받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중 한 명인 포니(본명 박혜민)는 스타 유튜버 출신이다. 블로그, 화장법 동영상 등 온라인으로 유명세를 얻어 현재 연예인 CL의 화장을 담당하고 있다.

꾸준히 화장품 브랜드와 협업하던 포니는 지난달 스타트업 '미미박스'의 자체브랜드(PB) 격인 '포니이펙트'를 선보였다. 현재 국내 뿐 아니라 중국과 미국에서도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브랜딩에 성공한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유통 노하우를 갖춘 기업들과 일한 후 자체 브랜드를 선보이는 모습이 눈에 띈다"며 "화장품 OEM·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이 발달해 화장품 개발·생산이 수월한 것도 이 같은 흐름에 일조했다"고 설명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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