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장 이영렬…4년만에 '비TK' 출신

검찰 고위간부 인사…고검장 6명·검사장 11명 승진

청와대 민정수석과 동기인 19기 3명 고검장 발탁
대검차장 김주현·법무차관 이창재…지역안배 중점
‘검찰 넘버2’로 꼽히는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에 이영렬 대구지방검찰청장(사법연수원 18기)이 발탁됐다. 법무부는 21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검사장급 이상 간부 43명의 승진 전보 인사를 24일자로 단행했다. 서울중앙지검장 자리를 놓고 경쟁했던 김주현 법무부 차관(18기)은 대검찰청 차장에 임명됐다. 법무부 차관에는 이창재 서울북부지방검찰청장(19기), 서울고등검찰청장에는 박성재 서울중앙지검장(17기)이 각각 임명됐다.
서울중앙지검장을 맡은 이영렬 지검장은 경복고, 서울대 법대를 나온 서울 출신이다. 서울중앙지검 외사부장, 전주지검장, 서울남부지검장 등을 지냈으며 매사에 원칙을 중시하는 검사로 알려졌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파견, 대통령 사정비서관 등 다양한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업무 장악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다.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지역 안배다. 내년 4월 총선을 의식해 최대한 중립성을 고려했다는 분석이다. 고검장 승진자 6명 중 서울 출신은 2명, 경북 충북 광주 강원 출신이 1명씩이다.
서울중앙지검장에 비(非)TK(대구·경북) 인사가 임명된 것은 2011년 8월 한상대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찰총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나서 4년여 만이다. 서울중앙지검장과 함께 종래 ‘검찰 빅3’로 불렸던 법무부 검찰국장과 대검 공안부장은 안태근(20기), 정점식(20기) 검사장이 각각 유임됐다.

연수원 19기에서 3명이 고검장으로 승진한 점도 주목된다. 고검장은 주로 18기 몫으로 예상했지만 18기는 세 자리에 그쳤다. 19기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동기다. 이로써 검찰 고위직이 한층 젊어졌다. 아울러 청와대와 검찰 간 긴밀한 협조관계가 구축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18기 고검장 승진자는 이영렬 대구지검장과 오세인 서울남부지검장, 문무일 대전지검장이며 19기 승진자는 윤갑근 대검 반부패부장, 이창재 서울북부지검장, 김강욱 의정부지검장 등이다.

‘검찰의 별’로 불리는 검사장 승진 폭도 예상보다 컸다. 고검장 승진 탈락자들의 용퇴가 이어지면서 연수원 21~22기에서 11명이나 나왔다. 21기 승진자는 송인택 서울고검 송무부장과 이석환 서울고검 감찰부장, 장호중 수원지검 안산지청장, 최종원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장 등 4명이다. 22기 승진자는 차경환 법무부 인권국장과 서울중앙지검 이상호 2차장 및 최윤수 3차장, 양부남 수원지검 1차장, 권익환 수원지검 성남지청장, 김영대 대구지검 1차장, 김우현 부산지검 1차장 등 7명이다.

이번 검사장 승진자에 여성은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1호 여성 검사장’에 ‘1호 여성 지검장’ 기록 보유자인 조희진 제주지검장은 의정부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