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 투자하는 중국 큰손] CJ CGV, 4000억원 '뚝심 투자' 빛 본다

완다와 지분 교환 추진

중국 영화시장 뭉칫돈 투입
극장 점유율 3년새 두배
중국 베이징에 있는 CGV 칭허에서 한 여성이 영화표를 구매하고 있다. CJ CGV 중국법인은 31개 도시에서 총 64개의 영화관을 운영하고 있다. CJ CGV 제공
2006년 한국 1위 극장체인 CJ CGV가 중국 상하이 다닝국제상업센터에 중국 1호점을 열었을 때만 해도 성공 가능성을 점치는 이들은 드물었다. 중국 영화시장이 활성화돼 있지 않았고, 중국 내에서 CJ CGV의 브랜드 인지도도 미미했기 때문이다. CJ CGV가 중국 2호점을 개설하는 데 2년 반이 걸린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CJ CGV가 약 10년 만에 중국 1위 극장체인 완다시네마로부터 지분 맞교환 제의를 받은 것은 최근 몇 년 새 중국 내에서의 위상이 급성장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CJ CGV 중국법인은 현재 베이징 상하이 우한 청두 등 중국 내 31개 도시에서 총 64개의 영화관을 운영하고 있다.

CJ CGV는 중국시장 진출 이후 10년 동안 약 4000억원의 자금을 쏟아부었다. 2013년께부터 증권가에선 “중국법인의 흑자전환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지만, 작년까지 9년 연속 적자를 냈다. 초기 개설한 상영관들은 흑자를 냈지만 공격적인 상영관 확대에 들어가는 투자비용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CJ CGV는 그러나 올해부터 흑자기조로 돌아섰다. 올해 약 1800만위안(약 32억원)으로 예상되는 영업이익 규모가 내년에는 4~5배로 급속히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12년 연간 535만명이던 관람객 수는 올해 2800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중국 내 시장 점유율도 2012년 1.2%에서 올해 상반기 2.3%로 상승, 중국 극장체인 중 시장 점유율 7위에 올라 있다. 외국계 극장체인 중 상위 10위권에 진입한 것은 CJ CGV뿐이다. CJ CGV 중국법인 관계자는 “중국 시장 진출 초기부터 차별화와 고급화 전략을 꾸준하게 밀어붙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CJ그룹은 CJ CGV 중국법인을 앞으로 홍콩 증시에 상장시킬 계획이어서 중국법인의 지분 100%를 계속 들고 있을 필요가 없다. 중국 1위 사업자 완다시네마와의 협력은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도 적잖은 기여를 할 것으로 CJ 측은 기대하고 있다. CJ차이나 관계자는 “이르면 내년 중 중국시장 점유율 5위권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