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첫 자전거 '아우토반' 개통…다른 도시들도 추진

적색 교통 신호등이 없고, 주행을 위협하는 트럭도 없으며, 바람을 맞으며 거칠 것 없이 도로를 달리는 것은 자전거 애호가들의 꿈이다.
독 일 서부 지역의 뒤스부르크, 보훔, 함 등 10개 도시를 잇고 4개 대학을 지나는 길이 100㎞의 자전거 전용 ‘아우토반’ 의 첫 구간 5㎞가 29일 개통돼 자전거 이용자들이 이런 꿈을 이루게 됐다. 자전거 고속도로에서 주변 2㎞ 안에는 모두 200만명 이 살고 있어 100㎞ 전체 구간이 개통되면 하루 5만대의 차량 통행 감소 효과를 낼 것이라고 이 계획을 추진한 RVR 그룹의 마 르틴 퇴네스는 29일 전망했다.
이번 자전거 아우토반의 대부분은 철도 운행이 폐지된 루르 공업지대의 철로망을 따라 조성되 고 있다. 네덜란드와 덴마크에서 시도된 자전거 전용도로는 점점 인기를 얻으면서 효과도 검증돼 독일 여러 도시에서 도입하고 있 다. 금융 중심지인 프랑크푸르트는 다름슈타트까지 30㎞ 구간에, 뮌헨도 북부 교외 지역까지 15㎞ 구간에 각각 자전거 전용 고속도 로를 놓는 방안을 계획 중이다. 뉘른베르크는 이웃 4개 도시를 잇는 자전거 전용도로 건설의 타당성 조사에 나섰고, 베를린도 남서 부 교외 지역인 첼렌도르프를 잇는 자전거 전용도로 건설의 타당성 조사를 승인했다.
종전의 자전거 도로는 나무뿌리가 가로질 러 자전거 주행 시 불규칙 바운드를 일으키는가 하면 도로가 갑자기 끊기거나 심지어 버스 전용차선과 합쳐지기도 했다. 새로 놓는 자 전거 아우토반은 폭이 4m로 추월 차선이 있고, 도로와 교차하는 곳은 지하차도나 고가차도로 통과하며 조명은 물론, 제설 작업 도 이뤄져 기존 자전거 전용도로보다 훨씬 편리해졌다.
하지만, 다른 사회기반시설 건설처럼 재원 조달이 가장 큰 문제 다. 독일에서 도로와 철로, 수로 등의 건설은 연방정부 몫이지만, 자전거 도로는 지방정부가 책임진다. 이번에 개통한 자전거 아우토 반 건설비는 유럽연합(EU) 기금이 절반을 댔고, 나머지는 해당 지자체에서 30%, RVR에서 20%씩 분담했다. RVR 측은 모 두 1억8000유로(약 2300억원)에 달하는 전체 구간 공사비를 어떻게 분담할 것인지를 놓고 연방정부와 해당 지방자치단 체 간 협의가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