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삼송 등 2억원대 '신도시 빌라', 서울 아파트 전세난 대체 상품으로 뜬다

상가주택지역 개발 본격화

방 3개짜리 다가구 전세
미사 2억 초반, 위례 2억 후반
신혼부부 등 젊은층 많이 찾아

가구별 등기 안돼 주의 필요도
수도권 신도시·택지지구의 점포 겸용 단독주택(상가주택) 용지에 들어선 ‘신도시 빌라’가 젊은 전·월세 수요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 송파구와 경기 성남·하남시에 걸쳐 있는 위례신도시에 조성 중인 상가주택 단지 전경. 이현일 기자
서울 인근 택지지구에 들어서는 상가주택 다가구 등 이른바 ‘신도시 빌라’가 전세난을 겪는 수도권의 젊은 층으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신도시 빌라는 신도시와 택지지구 내 점포 겸용 단독주택(상가주택) 지역에 들어서는 다가구주택을 말한다. 상대적으로 양호한 신도시 내 교육 및 교통, 편의시설 등을 이용할 수 있으면서도 전셋값이 도심권에 비해 꽤 저렴한 게 특징이다.

지난 2일 아파트 입주가 본격화된 위례신도시(서울 송파구 및 경기 성남·하남시에 걸쳐 조성) 내 상가주택 지역 곳곳에선 각기 다른 외관의 건물 공사가 한창이었다. 입주 초기여서 교통 등 기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인데도 인근 공인중개업소엔 전세와 월세 주택을 찾는 젊은 수요자들 발길이 적지 않았다. 싼 가격 정보를 미리 파악한 예비 신혼부부 등이 전셋집을 찾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위례신도시 공인중개사들은 설명했다. 준공과 동시에 입주가 이뤄진 곳도 있다.

위례신도시에서 빌라가 들어선 곳은 지난해 주택용지 일반분양 때 최고 2746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화제가 된 지역이다. 땅 주인이 4층 내외의 건물을 지어 1층은 커피숍 등 상가로, 2~3층은 전·월세 주택으로 임대한다. 꼭대기 층엔 건물 주인이 직접 거주하기도 한다. 전체적으로 보면 경기 성남 판교신도시 내 카페거리와 비슷한 모습으로 조성되고 있다.

신도시 빌라의 가장 큰 경쟁력은 가격이다. 황인철 위례유림공인 대표는 “방 세 개짜리 빌라는 전셋값이 2억원대 중반에서 3억원 정도”라며 “근처 아파트 전셋값(전용면적 84㎡·4억원대)에 비해 1억원 이상 낮고, 인근 서울 가락·문정동 등의 신축 빌라에 비해서도 싸다”고 말했다. 은행 대출금을 갚으려는 건물주들이 많아 순수 전세 물건도 비교적 많다고 덧붙였다.집 주변 도로와 공원 등의 기반시설이 고루 갖춰질 예정이고 신축 건물이라는 것도 장점이다. 위례신도시 상가주택 단지는 창곡천 수변공원과 붙어 있다. 대부분 집주인이 자신이 입주할 것을 염두에 두고 건물을 짓기 때문에 인근 가락동 등에서 전문 개발업체가 짓는 분양형 빌라에 비해 시공 수준도 높다는 게 중개업계 설명이다.

위례신도시 외에도 경기 고양 원흥·삼송지구와 남양주 별내지구, 하남 미사강변도시 등 공공주택지구(옛 보금자리지구)와 신도시·택지지구에서도 신도시 빌라 건설과 임대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는 전용 40㎡ 내외의 투룸은 1억원대에, 60~85㎡ 방 세 개짜리는 2억원대 초중반의 전셋값으로 임대가 이뤄지고 있다.

신도시 빌라는 1층에 주차장 대신 상가가 들어서기 때문에 자체 주차공간이 부족하고, 향후 야간 상권이 활성화될 경우 거주 환경의 질이 떨어질 수 있는 건 단점으로 지적된다. 또 외관상으론 다세대주택(가구별 등기)과 비슷하지만 건물 하나로 등기된 다가구주택이기 때문에 건물이 경매에 넘어가면 선순위 대출 등이 많으면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박상언 유앤알 컨설팅 대표는 “먼저 입주한 주택·상가 세입자의 전세금과 건물주의 전체 대출금을 따져봤을 때 대출금이 건물가격에 비해 과도한 건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