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종금증권, 부동산대출 심사 깐깐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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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B7
부동산 경기 하강 선제 대응메리츠종합금융증권이 이 회사의 핵심 수익원인 부동산 대출과 채무보증(대출확약)사업에 대한 위험(리스크) 관리를 올해부터 크게 강화하고 있다.
프로젝트 사업성 엄격 분석
LTV 전년보다 더 낮춰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올해부터 대출과 채무보증에 앞서 해당 프로젝트 사업성 분석을 종전보다 엄격하게 하고 담보가치 대비 대출 비율(LTV)도 기존 평균인 40~45%보다 낮췄다”며 “부동산 경기 하강 우려 등에 대비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그는 “이에 따라 회사의 부동산 익스포저(노출액)는 올해부터 증가세가 주춤해지거나 상황에 따라 감소세로 전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메리츠종금증권은 옛 메리츠종금을 합병한 직후인 2011년부터 부동산 대출과 대출확약을 빠르게 늘려 왔다. 종금계정을 통해 부동산 대출과 채무보증을 하면 일반 증권사에 비해 NCR(영업용순자본비율) 영향을 훨씬 덜 받는 점 등을 활용했다.
특히 ‘미분양담보대출확약’이라는 독특한 상품을 개발해 이와 관련된 채무보증을 빠르게 늘렸다. 미분양담보대출확약은 아파트 등 특정 부동산사업의 분양대금 회수액이 해당 사업의 차입금보다 적을 경우 증권사가 미분양 물건을 담보로 잡고 이를 갚을 수 있도록 대출해 주겠다고 약속하는 것이다. 증권사는 이 대가로 1~1.5%의 수수료를 받는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채무보증 잔액은 2011년 말 2900억원에서 2015년 9월 말 4조6785억원(총액 기준)으로 급증했다. 이를 놓고 일각에선 “부동산 경기가 악화되면 잠재 부실이 현실화돼 타격을 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이에 대해 메리츠종금증권은 “미분양담보대출확약은 프로젝트가 준공될 때만 연 12% 안팎의 고금리로 실행되고 LTV도 40~45%에 불과하다”며 “일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무보증보다 훨씬 위험이 낮다”고 밝혔다. 이어 “작년 말까지 이뤄진 총 101건의 채무보증 중 실제 대출이 나간 것은 1건, 290억원에 불과했다”며 “이 대출도 6개월 이내에 원리금을 전액 회수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