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미닛 "1년 만에 거친 이미지로 컴백…잠도 설쳤죠"

미니앨범 7집 '액트 세븐' 발표한 5인조 걸그룹 포미닛

작곡·퍼포먼스 등 제작 전반 참여
아픈 사랑 얘기 섬세하게 담아내

국군 29초영화제 홍보대사 활동
5인조 걸그룹 포미닛이 1일 미니 7집 ‘액트 세븐’을 발표했다. 포미닛이 완전체로 돌아온 것은 지난해 2월 미니앨범 ‘미쳐(Crazy)’를 발표한 뒤 1년 만이다. ‘미쳐’는 국내뿐 아니라 중국 최대 음악사이트 큐큐뮤직에서 10주간 1위를 달렸다. 섹시함이나 귀여움으로 양분된 국내 걸그룹 시장에서 포미닛은 거칠고 드센 이미지로 ‘걸 크러시’(여성이 다른 여성을 흠모하거나 동경하는 것)의 매력을 과시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국군 29초영화제 홍보대사도 맡고 있는 포미닛을 서울 논현동 한 클럽에서 만났다.
걸그룹 포미닛이 1일 서울 논현동 클럽 옥타곤에서 미니앨범 7집 ‘액트 세븐’의 쇼케이스를 열고 있다. 큐브엔터테인먼트 제공
“1년 만에 컴백하려니 어젯밤 떨려서 잠을 설쳤어요. 8년차가 되니 어깨가 무거워졌거든요. ‘미쳐’가 정말 잘된 뒤여서 부담이 더 컸습니다.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열심히 준비했어요.”(김현아)김현아와 전지윤이 공동 작사가로 참여한 타이틀곡 ‘싫어’는 이별을 직감한 여성의 처절한 심경을 힙합에 기반한 변화무쌍한 일렉트로닉댄스뮤직(EDM)으로 풀어냈다. 처음에는 조용하다가 나중에는 격렬해지면서 극심한 심경 변화를 표현한다. 이날 공개된 뮤직비디오에서 멤버들은 흰색과 빨강을 대비시킨 화면에서 힙합 걸의 강렬한 에너지를 뿜어냈다.

“이런저런 콘셉트를 시도해가면서 대중이 좋아하고,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는 부분을 알아가면서 조금씩 성숙해지는 것 같아요. 이번에 고민을 많이 한 끝에 센 게 좋다고 결정하고 메이크업과 음악을 강한 콘셉트로 잡았습니다.”(권소현)

‘싫어’에는 세계적인 EDM 프로듀서이자 DJ인 스크릴렉스가 참여했다. “그는 쿨하게 만나자마자 함께하자고 했어요. 영상을 찍다가 정전 사고가 났는데, 이럴 경우 대박이 나거든요. 중독성이 강한 곡이라 들을수록 좋아질 겁니다.”(남지현)이번 앨범에는 멤버들의 의견이 많이 반영됐다. 멤버들은 곡, 퍼포먼스, 스타일링 등 제작 및 활동 전반에 참여했다. ‘노 러브’는 멤버들의 반전 매력을 선사한다. 연인을 향한 아픈 마음을 멤버들의 섬세한 보이스 컬러로 R&B 트랙에 담아냈다. ‘블라인드’는 막내 권소현이 사랑에 빠져 눈이 먼 마음을 직설적 가사로 풀어냈다. ‘캔버스’는 남녀 간 사랑을 순백의 캔버스에 비유해 멤버들이 몽환적으로 표현했다.

그러나 ‘센 언니’ 이미지에 곡 구성의 반전도 커 호불호(好不好)가 갈릴 법하다. “강한 이미지의 걸그룹이 거의 없다보니 이 점을 좋아하는 부류가 있는가 하면 너무 강렬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어려울 수 있어요. 제 부모님도 처음에는 어려워하시더니 뮤직비디오와 안무를 같이 보니까 좋다고 말씀하시더군요.”(전지윤)

‘긍정의 아이콘’으로 통하는 전지윤은 최근 방송 프로그램 ‘언프리티 랩스타’에 출연해 인기를 얻은 소감도 들려줬다. “경쟁 프로그램에서 아픔을 겪으면서 많이 배웠습니다. 실력도 늘었어요. 저는 승부욕이 부족한 편이란 것도 알았습니다. 랩은 속에 화가 많아야 잘할 수 있을 듯싶은데, 앞으로 속에 화를 더 끓어오르게 한 뒤 출연해야겠어요.”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