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Biz] "M&A 변호사만의 매력은 패자 없는 '윈윈' 만드는 것"

롯데-삼성 빅딜 이끈 태평양 변호사 2인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윈윈’ 게임을 만들어 간다는 점이 M&A 변호사만이 느낄 수 있는 매력입니다.”

법무법인 태평양 M&A팀의 한이봉 변호사(사법연수원 18기)와 김목홍 변호사(33기). ‘왜 M&A 변호사를 선택했느냐’는 질문에 약속이나 한 듯 “누군가는 반드시 져야 하는 소송 업무는 성격에 맞지 않아서”라고 입을 모았다.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다.‘뼛속까지 M&A 변호사’인 두 사람은 지난해 초대형 딜을 잇따라 성사시키며 태평양을 M&A 법률자문 분야 1위(한국경제신문 M&A 리그테이블)로 끌어올린 주역이다. 아시아 바이아웃 사상 최대 규모(7조원)였던 영국 테스코의 홈플러스 매각 자문을 비롯해 롯데그룹이 삼성그룹 화학계열사를 모두 사들인 ‘롯데-삼성 빅딜’(2조7915억원), 중국 안방보험의 동양생명 인수(1조1319억원) 등 굵직한 거래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올해 초 M&A업계 최대 뉴스였던 1조8700억원 규모의 카카오 로엔엔터테인먼트 인수 거래도 태평양이 자문을 맡았다. 투자은행(IB) 없이 진행된 딜이었다.

잇단 ‘대박’이 우연히 얻어진 것은 아니다. 한 변호사는 1992년 태평양에 입사해 20년 넘게 M&A 한우물만 팠다. 한 번 컨설팅한 고객과 오랜 신뢰 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자문시장의 떠오르는 샛별로 여겨지던 김 변호사도 이제는 명실상부한 스타 변호사로 입지를 굳혔다. 홈플러스 딜 실무를 주도하면서 산더미 같은 업무를 해리포터의 마법처럼 신속하게 처리한다는 의미로 ‘허리포터(Hurry Porter)’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카카오-로엔 딜에서는 로엔 지분을 매각한 어피너티 측 자문에 응했다.

‘개인 플레이’보다 유기적 협업을 중시하는 조직 문화도 대박에 한몫했다는 평가다. 한 변호사는 “변호사 개인의 명성보다는 동업자 정신과 헌신을 강조하는 게 태평양의 오랜 문화”라며 “M&A 자문 때도 조세 노동 공정거래 등 다른 팀 변호사와 신속하게 팀을 구성한다”고 말했다.

정소람/유창재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