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트위터 10년

오춘호 논설위원 ohchoon@hankyung.com
인도네시아는 ‘트위터 공화국’이라고 불릴 만큼 트위터 사용이 활발하다. 인터넷 사용자의 30%가 트위터를 한다. 수도 자카르타는 세계에서 트위터를 가장 많이 쓰는 도시로 꼽힌다. 트위터 팔로어 수가 100만명 이상이라야 나름 명사(名士) 축에 낀다. 트위터가 발달한 이유는 여러가지다. 컴퓨터 세대를 거치지 않고 바로 모바일로 진행한 진화적 특성을 들 수 있다. 대화를 좋아한다는 민족성도 있다. 수많은 섬들로 이뤄져 일찍이 통신을 중요하게 여겨온 것도 이유다. 무엇보다 인구의 43%가 24세 이하인 국가다. 연령 구조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안성맞춤이다. 폴란드 필리핀 등 젊은 층이 많은 다른 국가도 트위터가 인기다.

반면 트위터에 시들한 국가도 많다. 한국이나 일본이 두드러진다. 영국 또한 트위터와 차츰 결별하고 있는 나라다. 트위터가 밝힌 공식 자료에 따르면 현재 5억명이 회원으로 있으며 3억2000만명이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한때 경쟁자로 꼽히던 페이스북의 5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문제는 수익 구조다. 매출의 90%를 광고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누적손실이 20억달러나 된다고 한다. 지난 1월에는 고위 임원진 가운데 절반이 무더기로 퇴사했다.어제는 트위터가 처음 메시지를 날린 지 10년이 되는 날이다. 트위터는 그동안 뉴스를 신속하고 생생하게 알리는 데 기여했다. 2008년 인도 뭄바이의 테러를 앞장서 세계에 알린 것도 트위터였고 뉴욕 허드슨강 비행기 불시착 뉴스도 트위터가 먼저 전했다. 트위터 마니아들은 아랍 세계를 변화시킨 원동력도 트위터였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트위터에서 나오는 문자에서 40%가 의미없는 재잘거림(babble)이며 채팅이 38%다. 널리 알릴 만한 가치있는 메시지는 9%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은 트위터를 인생의 낭비라고까지 말했다.

무엇보다 트위터가 가지는 한계는 비경제적이라는 데 있다. 사업의 확장성이나 부가가치가 보이지 않는다는 게 치명적이다. 이미 라인이나 카카오톡, 중국의 텐센트 등은 음악이나 영상 직구 등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영국 중앙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앤디 헬데인은 트위터가 깊은 사고를 못 하게 해 결과적으로 사회를 가볍게 한다고 지적했다. 감정만 전염시킨다는 지적도 있다. 이성적 사고가 아니라 감성사회로 바꾼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한때 ‘트통령’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트위터 명사들도 많았다. 지금은 어떤지….

오춘호 논설위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