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한국산업단지공단] 기술·금융·인력 원스톱 서비스…중소기업 해외판로 확대 앞장

'중소기업 도우미'기업성장지원센터·글로벌메이트 수출지원단
그래픽=이정희 기자 ljh9947@hankyung.com
국내산 밀을 가공해 밀가루와 국수, 과자 등을 만드는 중소기업 우리밀은 지난해부터 중국 전역에 제품을 팔고 있다. 20년 이상 국내에서 사업해온 우리밀은 몇 년 전부터 수출상담회에 참가하는 등 중국 시장 문을 두드렸다. 현지에서 안심할 수 있는 한국산 먹거리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자금과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수출 물꼬를 트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우리밀은 한국산업단지공단 산하 수도권성장지원센터를 찾았다. 센터는 중국 수출을 위한 전반적인 컨설팅을 해줬다. 또 중국 쇼핑 검색포털 1위 회사인 방우마이(B5M)를 연결해줬다. 방우마이는 국내 우수 상품을 발굴해 판매대행을 하고, 판매액에 따른 수수료를 받는다. 우리밀은 방우마이와의 계약을 통해 중국 내 6000여개 쇼핑몰에 제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됐다. 2020년까지 연 수출 2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맞춤형 수출 지원할 것”

산업단지공단 관할 산단은 전국에 69곳으로, 총 5만464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산단공은 올해 산업단지 입주회사들의 수출 확대를 가장 중요한 목표로 내걸었다. 산단공은 산단 내 수출유망기업을 선정해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고, 지역과 업체별 특성에 맞는 ‘현장맞춤형’ 수출 지원을 할 방침이다. 일회성 지원이 아니라 사전 준비부터 현지 조사, 사후 지원으로 이어지는 장기적 관점의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체질 개선 총력’ 기업성장지원센터산단공의 기업성장지원센터(옛 주치의센터)는 산단 내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고, 성장을 위한 각종 지원을 하는 곳이다. 금융, 마케팅 등 분야별로 전문성을 갖춘 외부 컨설턴트가 반월·시화를 비롯해 판교, 천안, 원주, 구미, 창원, 광주 등 7곳에 상주한다. 공학분야 석·박사, 기업은행 본부장, 국내외 주요 컨설팅회사 출신 등으로 구성된 이들은 기술, 금융, 인력, 마케팅 등 과거 지원기관별로 흩어져 있던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지난해 70여명이 82개 업체를 상시 지원했다.

기업성장지원센터는 지원업체의 체질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육성 기업을 선정하고, 업체별 당면 과제를 뽑아 성장 로드맵을 세운다. 이후 기술과 경영 분야 과제를 선정해 3년 정도 체계적으로 수행한다. 이 과정에서 산단 내 기업과 대학·연구소 및 지원기관이 지식과 정보를 교류하는 네트워크인 산학연협의체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업체들의 만족도는 매년 높아지고 있다. 2011년 100점 만점에 68.2점이었던 만족도는 지난해 93점으로 크게 올랐다.

산단공은 올해 업체별 상황에 맞는 유망 사업화 아이템 발굴에 집중할 예정이다. 업체와의 협의를 통해 필요 기술이 무엇인지 도출하고 출연연구소, 전문연구소, 대학 등의 외부 전문기관에서 연관 기술을 이전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한국지식재산전략원과 손잡고 사업화 초반 특허전략 수립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수출도 멘토링

산단공은 ‘글로벌메이트 수출지원단 사업’에도 가속도를 붙일 예정이다. 글로벌메이트 수출지원단은 수출 경험이 풍부한 멘토 기업과 외부 전문가들이 수출을 갓 시작하는 멘티 기업에 경험과 노하우를 전해주도록 하는 사업이다.

KOTRA 등 수출지원기관과 협력해 수출 애로 해소에도 힘쓴다. 신규 거래처 확보를 위한 해외 네트워크 구축도 지원한다. 산단 내 내수기업도 신규 발굴해 수출기업으로 변신할 수 있도록 지원키로 했다.산단공은 지난해 2월부터 반월·시화, 구미, 원주 등 전국 10개 산단에 수출전문위원과 자유무역협정(FTA) 전문 관세사 등을 상주시키고 있다. 무역상사 및 대기업 무역실무 퇴직 인력을 활용했다. 이들은 멘티 기업들이 최종 수출계약을 따낼 때까지 밀착 지원한다. 수출전문위원은 진출 국가를 추천하고, 현지 정보를 제공한다. 무역실무 상담을 해주는 것은 물론 해외 전시회 참가도 돕는다.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신규 거래처 확보에도 도움을 준다.

FTA 전문 관세사는 품목 분류와 원산지 판정, 사후검증 대응 등을 총체적으로 지원한다. 한국무역협회 내 무역종합지원센터와 공동으로 FTA 활용 교육과 설명회도 주기적으로 열고 있다.

“판로 다변화 나설 것”

산단공의 글로벌메이트 수출지원단은 중국 판로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수출초기기업 상당수가 시장 규모가 큰 중국 진출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원단은 지난해 중국 광둥성 조선민족연합회, 광둥성 후이저우시 공상업체연합회 등과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판로 확대는 물론 지방정부와의 접촉 창구를 마련해 물류 등 인프라 활용, 규제 완화 등 다양한 혜택을 얻기 위해서다. 지난해 일부 기업과 총 3회에 걸쳐 중국을 찾아 상담회를 하기도 했다.

지역본부별 협업에도 활발히 나서고 있다. 산단공 서울본부가 대표적이다. 서울본부는 베트남 비엣탄그룹과 MOU를 맺었다. 이를 통해 비탄그룹 내 한국관에 산단 입주 업체들의 제품을 들여놓기로 했다.

온라인 판로 확대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해 중국 TCL쿠유사, 방우마이(B5M) 등 온라인몰의 해외바이어들과 매칭 상담회를 열었다. 국내 10개 업체 50여개 제품이 TCL쿠유사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 다음달에도 상담회를 열 예정이다. 외부 전문인력을 활용해 해외 온라인몰 진출 관련 설명회도 열고 있다.강남훈 산단공 이사장은 “산단 내 중소기업들이 중국뿐만 아니라 올해 경제·금융·교역제재가 풀린 이란과 FTA 수혜국 등 신규 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도록 각종 상담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동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