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수주절벽인데…김무성 "고용 보장"

도 넘은 포퓰리즘 경쟁

노동계 표 의식한 발언
정부 정책·당론과 배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안효대 울산동 후보가 정부의 노동개혁 방침에 배치되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노동계 표를 얻기 위한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안 후보는 11일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본사 정문 앞에서 출근길 근로자를 상대로 유세하면서 “여러분의 실질적인 고용 안정을 이룰 수 있도록 노동개혁 5법에 반대하겠다”며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김무성 대표에게도 충분히 말했다”며 “현대중공업 구조조정은 더 이상 없다”고 강조했다.지원 유세를 나온 김 대표도 “쉬운 해고가 절대 없도록 하겠다”고 가세했다. 김 대표는 또 “조선해양산업발전특별법을 만들어 한계기업에 지원되는 자금을 현대중공업에 투입하도록 하고 특별고용지원업종 및 특별고용지역 지정을 통해 고용을 안정시키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정부 정책과 새누리당의 당론에 배치된다. 박근혜 정부는 노동개혁을 핵심 국정과제 중 하나로 추진하고 있으며 새누리당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지난해 9월 근로기준법 파견근로자법 기간제근로자법 고용보험법 산재보험법 등 5개 법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노동개혁 5법은 야당의 반대에 막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정치권에선 울산동 지역 유권자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현대중공업 근로자의 노동개혁에 대한 반발을 의식해 김 대표와 안 후보가 당론과 다른 발언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새누리당 내에서도 김 대표와 안 후보의 발언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등은 당내에서 전혀 논의한 일이 없다”며 “조선산업은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는 것이 당의 공식 의견”이라고 해명했다.현대중공업은 지난 1분기 수주가 3척에 그치는 등 사상 최악의 수주 부진에 시달리며 2013년 4분기부터 작년 4분기까지 9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누적 적자는 4조9000억원까지 늘었다. 이 과정에서 직원 1500여명을 희망퇴직으로 내보냈다.

유승호/박종필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