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IT쇼 2016] 자율주행 기술 선보인 기아차 "2020년 상용화"

앞차 따라가고 갓길 비상정차
자율주행차 가상현실 시뮬레이터 인기

GPS·정밀지도로 위치 계산
주행환경 인식·상황판단 등 현대·기아차 독자기술 개발
양방향 무선인터넷 소통…커넥티드카 개발도 추진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헤드셋 착용 오른쪽)과 장동현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장(SK텔레콤 사장)이 1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월드 IT쇼 기아자동차 부스에서 가상현실(VR) 헤드셋을 쓰고 자율주행 기술을 체험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기웅 한국경제신문 사장, 송희경 새누리당 국회의원 당선자, 구원모 전자신문 사장.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정체를 알 수 없는 적들이 갑자기 나타나 총을 난사한다. 남녀는 다급히 도망친다. 권총으로 응사하지만 역부족이다. 남녀는 기아자동차의 ‘쏘울’을 호출한다. 쏘울에 올라타 자율주행 시스템을 작동시킨다. 덕분에 총격전을 벌일 수 있게 됐다.

운전대를 잡지 않고 가속페달과 브레이크에서 손과 발을 떼고도 고속으로 질주한다. 긴급제동 시스템(AEB),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LDWS), 차선유지 지원 시스템(LKAS) 등 첨단 자율주행 기술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도로 위 차와 장애물을 요리조리 피해 달린다. 남녀는 뒤쫓는 괴한들을 따돌리고 안전한 곳으로 피신한다.기아차는 1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월드 IT쇼(WIS) 2016’에서 쏘울 가상현실(VR) 시뮬레이터를 통해 곧 다가올 현실을 이처럼 표현했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를 눈에 쓰고, 헤드셋을 귀에 끼고 체험했다.

기아차는 이날 쏘울 전기차(EV)를 기반으로 한 VR 시뮬레이터인 ‘프로젝트 쏘울’을 전시해 관람객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쏘울 EV 자율주행차는 현대·기아차가 독자 기술로 개발한 △고속도로 자율주행(HAD) △도심 자율주행(UAD) △혼잡구간 주행지원(TJA) △비상 시 갓길 자율정차(ESS) △선행차량 추종 자율주행(PVF) 등의 기술을 적용했다. 위치 및 주행 환경 인식 기술과 주행 상황 판단 기술 등도 들어갔다.

차량 내 위성위치 확인시스템(GPS)과 정밀지도로 차량 위치를 계산하고 전·후·측방 센서를 통해 차량·보행자 등 주변 상황을 정밀하게 파악해 실제 주행에 반영한다.차 안에서 실시간 길안내 정보 수신, 원격 시동 및 차량 진단 등도 가능하다. 기아차의 정보기술(IT) 서비스인 ‘UVO’를 통해서다.

윤영석 현대차그룹 차량지능화사업부 차장은 “UVO는 진보한 텔레매틱스 서비스로 미래 지능형 차인 커넥티드카의 초기 단계 기술을 구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아차는 자율주행 관련 기술을 체계적으로 발전시켜 2020년부터 자율주행 기술을 상용화하고, 2030년 완전한 자율주행 시대를 연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스마트폰과 집, 사무실 등과 연계해 차 안에서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커넥티드카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미래 지능형 차량인 커넥티드카는 차 안에서 양방향 인터넷, 모바일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달리는 고성능 컴퓨터’로 불리는 커넥티드카를 2025년까지 개발할 방침이다.이날 전시장에서는 기아차의 국내 첫 소형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니로’가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니로의 연비는 국내 SUV 중 최고 수준인 L당 19.5㎞다. 니로의 누적 계약 대수는 5000대를 넘어섰다.

서보원 기아차 국내마케팅실장(이사)은 “뛰어난 성능에다 세련된 디자인, 여기에 높은 연비를 갖춰 인기를 끌고 있다”며 “연간 4만대 정도 팔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