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아침] 꿈을 담은 누드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루스 버나드(1905~2006)는 미국 사진 역사상 최고의 누드 사진가로 불린다. 그녀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가 ‘상자 안에서’(1962년 작)다. 여인이 상자 속에 누워 있다. 작고 불편한 공간 안에서도 여인은 단잠에 빠진 듯 눈을 감고 있다. 몸을 비추는 은은한 빛이 더욱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여자의 손은 상자에서 벗어나 있다. 마치 자신을 가둔 협소한 곳에서 빠져나와 새 세상으로 날아가려는 몸짓인 듯하다. 남성 예술가들이 여성을 탐미의 대상으로만 봤지만 여성인 버나드는 달랐다. 여인의 누드를 통해 여성의 꿈과 생명의 이미지를 전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