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개혁 불 지핀 이준식 부총리

취임 6개월 만에 파격 행보

자율성·다양성 화두로
대학총장들과 4주 '끝장토론'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사진)이 전국 대학 총장들과 함께 대학 개혁에 대한 ‘끝장 토론’에 나섰다. 대학 자율성과 다양성을 화두로 내걸고 네 차례로 나눠 매주 토요일 대학 총장들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듣겠다는 취지다.

첫 번째 토론은 지난 9일 서울 서초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렸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회장인 허향진 제주대 총장을 비롯해 대교협 임원을 맡은 24개 대학 총장·부총장이 참석했다. 서울지역 대학 중에는 가톨릭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서울여대 한양대 등 다섯 곳이 참가했다.민경찬 연세대 명예교수가 ‘미래사회 대비 미래대학의 변화’를 주제로 기조 발제를 하고, 참석자들이 자유 발언을 하는 순서로 이뤄졌다. A대학 총장은 “주로 거대담론에 대해 공감대를 이루는 자리여서 구체적인 얘기가 오가지는 않았다”며 “교육부총리가 현장 목소리를 들으려 하는 모습은 보기 좋았다”고 말했다.

토론회는 이 부총리가 지난달 23일 제주도에서 열린 대교협 하계 대학 총장 세미나에 참석했을 때 총장들에게 제안하면서 성사됐다. 이 부총리는 다음번에는 전문대 총장들을 만날 예정이다. 4년제 사립대 및 국립대와도 토론회를 마련할 계획이다.

대학가에선 이 부총리가 취임 6개월여 만에 본격적으로 대학 개혁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학재정지원사업 개편 방안도 조만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중복사업 등을 통폐합하고 방식도 상향식으로 바꾸는 내용이 핵심이다. 하지만 ‘용두사미’에 그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서울에 있는 A대학 총장은 “사실상 관변단체로 평가받는 대교협을 통해 토론회를 시작한 것부터 아쉬운 대목”이라며 “교육부 관료들이 대학이 갈 길을 제시한다는 발상부터 고쳐야 한다”고 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