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펀드에 사상최대 '뭉칫돈'
입력
수정
지면A17
상반기 1조6682억원…민간이 투자 주도올 상반기 국내에서 새로 조성된 벤처펀드가 사상 최대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대 초반에 이어 ‘제2의 벤처 투자 붐’이 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소기업청은 올 상반기 벤처펀드 신규 조성액이 1조6682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6181억원) 대비 169.9% 증가했다고 25일 발표했다.중소기업청이 이날 발표한 ‘상반기 벤처펀드 투자동향’에서 가장 두드러진 점은 일반 기업과 증권사, 보험사, 은행 등 민간 부문이 투자를 주도했다는 것이다. 과거엔 벤처펀드 투자의 주체가 정책성 자금인 경우가 많았다. 모태펀드와 성장사다리펀드, 산업은행, 지방자치단체 등이 전체 벤처펀드 조성액의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하지만 올 상반기엔 민간 부문의 벤처펀드 신규 출자액이 1조792억원으로 전체의 64.6%였다.
이는 정부가 관계부처 합동으로 벤처 투자에 대한 규제를 개선하고 민간 출자자에 대한 인센티브(유인책)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모태펀드 의무출자 규제 완화 △소규모 벤처캐피털 도입 △P2P(개인 간) 온라인 대출 등 핀테크(금융+기술) 투자 허용 △유한책임투자자(LP) 지분 처분규제 완화 등 벤처 투자 정책을 잇달아 쏟아냈다. 올해도 기업의 벤처펀드 출자시 세제 혜택을 부여하고 교환사채(EB) 등 다양한 신규 투자 방식을 도입하기로 하는 등 추가 제도 개선안을 내놨다.올 상반기 벤처기업에 투자된 금액은 9488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4.5% 감소했지만 온전히 줄었다고 보긴 힘들다. 작년 상반기 벤처 투자가 사상 최대여서 ‘기저효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올 상반기 투자업체 수는 589개로 작년 동기(532개사) 대비 10.7% 늘었다.
올 상반기 투자된 금액 중 창업 3년 미만 초기 기업이 39.6%로 가장 많았다. 창업 3~7년은 30.4%, 7년 초과 기업은 30%로 집계됐다. 업종별로는 의약, 바이오 등 생명공학 분야 투자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