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세종시 교훈,올해 평택에서 재현(再現)되나?

일부 단지 미분양에 신규 물량 나오자
주택공급 과잉 우려 시각 떠올라
“2011년 세종시에선 어땠나”반박 의견도
사진은 평택 미군기지 모습.
세종시에서는 2011년 5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세종시의 민간택지를 분양 받은 10개 건설사 중 6개 건설사가 ‘사업 불참’의사를 선언한 것이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만한 1군 건설회사도 포함돼 있었다.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그 선언이 화제가 된 것은 ‘슈퍼 갑’에 해당하는 LH가 주도하는 사업에 민간회사들이 반기(反旗)를 든 모양새였기 때문이었다. 사실 건설사들의 속내는 분양률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해 내린 고육지책이었다.세종시에 공공기관 입주를 단 1년 남겨놓은 시점에서 건설사들은 위약금 납부를 감수하고 잇따라 빠져 나왔다. 그런데 웬걸...공공기관 입주로 세종시 분양시장이 활황세를 보이자 아웃사이더였던 그 회사들은 뒤늦게 가세할 수밖에 없었다. LH에 무릎을 꿇은 게 아니라 시장(市場)에 백기를 든 셈이었다.

그런 세종시의 교훈이 평택 분양시장에서 재현(再現)될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평택에 아파트 공급이 단기간에 몰리면서 일부 단지에 미분양이 발생하면서다. 최근 분양한 ‘평택 비전 3차 푸르지오’와 ‘자이더익스프레스 3차’등에 대한 청약 결과가 높지 않은 상황에서 ‘지제역 동문 굿모닝힐 맘시티’등 대단지 물량이 공급되면서 ‘공급과잉’우려가 나오는 배경으로 떠오르고 있다.

반대의 시각과 전망도 나온다. 평택에서 진행되는 굵직굵직한 개발호재가 이제부터 하나둘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에 공급과잉 우려는 시기상조라는 것이다.미군기지 이전만 해도 이제 7월부터 시작됐다. 서울 용산과 경기도 동두천 지역 주한미군 장병 8000명이 이사에 나섰다. 여의도 면적의 5배 규모에 상주인구만 4만 4000여명인 평택미군기지의 이전효과는 내년에서야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2월 개통예정인 평택 지제역은 서울 강남권 및 부산 대구 광주 등 수도권 진입수요의 핵심수단으로 꼽힌다. 현재는 지하철 1호선 역사로만 사용되지만 향후 KTX 환승역이 추가되면 서울 수서역에서 신평택역(지제역)까지는 20분대로 단축된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까지 연결되면 그 효과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남평택과 가까운 안성IC 인근에 백화점, 영화관, 테마파크 등으로 구성되는 신세계 복합쇼핑몰도 내년 완공 예정이다.여기에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단지이자 기존 수원 산단 크기의 2.4배, 동탄의 2.6배에 달하는 고덕산업단지는 아직 가동 전이고 경기도 평택시 도일동 일대 482만4912㎡에 전체 사업비 2조4200억원을 투자해 조성될 브레인시티 사업은 최근 재개됐을 정도다.

때문에 부동산 전문가 가운데는 “평택의 실제적인 변화는 이제 막 시작되고 있다”며 “단기적인 변화에 휘둘리다 보면 2011년 세종시에서 처럼 시장기회를 걷어 차 버리는 우(遇)를 범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호영 한경닷컴 기자 en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