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에 강한 신문 한경 JOB] "아시아·태평양 저개발 지역서 창업기회와 가능성 봤죠"

아시아개발은행 '아시아·태평양 청년 포럼'

일본·태국 등 10개국 350명 참가
한국대표단은 한양대·숙대 등 51명
아시아·태평양 청년교류 프로그램(APYE)에 참가한 각국 청년 대표가 필리핀 마닐라 인근 산타로사 지역에서 정책 및 사업 아이디어 발굴을 위한 현장조사 활동을 벌이고 있다. 아시아개발은행·얼반유스아카데미 제공
“아시아·태평양 저개발 지역 개발에 도전해볼 만한 기회와 가능성이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지난 12일 필리핀 마닐라 아시아개발은행(ADB) 본부에서 열린 ‘아시아 청년 포럼’에 한국 대표로 참가한 박상진 씨(26·단국대 무역학과 4)는 “유엔의 지속가능 개발 목표가 저개발 지역이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고 창업 등 비즈니스 모델로 활용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단순 봉사가 아니라 근본적인 문제해결 방안을 찾는 과정에서 사회적 기업 모델을 접목한 창업에도 관심이 생겼다”고 덧붙였다.ADB와 얼반유스아카데미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연 ‘아시아·태평양 청년교류 프로그램(APYE)’이 2주간의 일정을 마쳤다. APYE는 빈곤·기아·건강·환경·교육·에너지 등 유엔의 17가지 지속가능 개발 목표(SDGs)에 대한 20~30대 청년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ADB가 운영하는 교류·연수 프로그램이다. 올해 1월 APYE 1기 프로그램이 운영됐고 이번이 두 번째다.

이번 APYE 2기에는 일본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10여개 국가에서 350여명이 참가했다. 한국에서는 한양대, 단국대, 숙명여대 등 대학생 51명이 대표단을 꾸렸다. 참가자들은 2주간 마닐라 인근 낙후지역인 산타로사와 인판타 현지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지역 공무원과 현지인을 상대로 인터뷰하는 등 현장조사를 벌였다. 이지수 씨(20·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1)는 “외부 시각으로 바라보는 문제와 현지인의 생각은 전혀 달랐다”며 “아무리 훌륭한 정책이나 사업도 현지에서 필요로 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는 것을 되새기는 기회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16개 팀이 현장조사를 통해 발굴한 정책·사업 아이디어는 지난 10~12일 사흘간 ADB 본부에서 열린 ‘아시아 청년 포럼’에서 유엔개발계획(UNDP), 유엔아태경제사회이사회(UNESCAP) 등 국제기구 관계자들에게 소개됐다. 크리스 모리스 ADB 비정부기구·시민사회센터장은 “청년들의 활동이 단순한 경험을 넘어 지역이나 국제기구 등에서 실질적인 정책에 반영되도록 하기 위해 처음으로 포럼을 연계했다”고 설명했다.올해로 4회째를 맞은 아시아 청년 포럼은 ADB가 세계청년의 날(8월12일)을 기념해 여는 국제행사다. 30여명의 국제기구 관계자가 참석해 각국 청년 참가자들과 지속가능한 도시 개발 방안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바라트 다히야 태국 출라롱콘대 교수는 “지역의 기아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지역 여성의 노동력을 활용한 농장운영 사업을 고안한 한국 대표단의 아이디어가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APYE 3기 프로그램은 내년 1월 필리핀 마닐라와 태국 방콕 두 곳에서 진행된다. 주최기관으로 ADB와 함께 태국 방콕에 본부를 둔 UNESCAP이 새롭게 참여한다. 2주간의 APYE 프로그램에서 나온 결과를 국제기구 및 지자체 관계자 등과 공유하는 아시아 청년 포럼은 내년 1월 말 처음으로 국내에서 열릴 예정이다.

마닐라=이선우 기자 seonwoo_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