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입고 그림 보고…인사동 축제에 빠져볼까

21일부터 다채로운 전통문화 행사
최우석의 ‘신선도’
하늘이 청명한 계절, 서울 인사동에서 날마다 다채로운 문화 잔치가 펼쳐진다. 사단법인 인사전통문화보존회(회장 윤용철)가 21~27일 인사동 일대에서 여는 ‘인사전통문화축제’를 통해서다. 29회째를 맞는 올해 축제는 고미술 잔치와 종로한복축제를 주축으로 전통명가전, 전통음식축제, 표구 시연회, 전통차 시연회, 공예 체험 등으로 다채롭게 꾸며져 그 어느 해보다 풍성하다.

축제의 서막은 21일 조상들의 숨결과 손때가 묻은 문화재를 감상할 수 있는 고미술 잔치와 함께 열린다. 인사동 일대 고미술 전문화랑 30여곳이 참가해 도자기와 민속품, 목가구, 유물 등 300여점 및 옛 생활공예품 200여점을 우림갤러리 전관에 내놓는다. 조선시대 도자기를 비롯해 조속과 변지순의 그림, 궁중에서 발견된 가구 등 희귀 고미술품이 눈길을 끈다. 도자기, 고서화, 고가구, 민속품, 민화 등 종류도 다양하다.값도 천차만별이다. 100만원대 저가 민예품부터 문화재급 수천만원대 도자기도 있다. 표구 제작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집안에 간직하고 있는 서예나 동양화 작품을 직접 표구할 수 있도록 했다. 24~25일 북인사마당에서는 표구 시연회도 열린다.

한복의 자태와 품격을 한껏 드러내는 한복 패션쇼가 초가을 인사동을 화사하게 꾸며줄 예정이다. 25일 오후 3시 열리는 궁중의상 퍼레이드와 한복 패션쇼는 북촌 정독도서관에서 남인사마당까지 1150m를 궁중의상, 전통의상, 퓨전 한복을 입고 대취타와 어린이 풍물단 연주에 맞춰 걷는 프로그램이다. ‘한복 4대 명인’으로 꼽히는 윤성호 한복 디자이너와 모델, 전통 예술인 등 100여명이 참여한다. 정세균 국회의장과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궁중복을 입은 모델 50명, 한복동호회 회원, 한복을 입은 시민 등 300여명이 행렬에 동참한다.

이어지는 국악 공연에는 영화 ‘서편제’의 주인공 오정해가 특별 출연해 소리한마당을 펼친다. 시원하게 풀어내는 오정해의 소리가 인사동 일대에 울려퍼지면서 축제의 신명과 흥을 한껏 끌어올릴 전망이다.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41호 보유자 유창의 경기소리도 들을 수 있다.25일 오후 1시부터 남인사마당~대일빌딩 앞 구간과 삼일대로 일부에서는 찻집과 음식점 20여곳이 참여하는 제18회 인사전통음식축제가 열린다. 전통음식, 한상차림, 전통차, 퓨전한식 등을 전시·시식하는 코너가 마련된다. 윤용철 인사전통문화보존회장은 “사람들에게 인사동 전통문화의 자긍심을 심어주고, 인사동의 정체성을 알리는 데 초점을 맞춰 다채로운 행사를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