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불참자는 개××, 말 걸지 말고 밥도 먹지 말자"…이런 노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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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노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파업 미참가자들에게는 선배라는 존칭을 없애자. 개××들에게 무슨 존칭을….” “업무 대화 외엔 말도 섞지 말고 밥도 먹지 맙시다.”
파업 16일…철도노조 카톡방
비조합원 왕따·언어 폭력 난무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 소속 조합원의 카카오톡 내용이다. 철도노조가 12일 파업을 16일째 이어가면서 파업 참가자와 미참자가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코레일 전 직원(2만6661명)의 70%(1만8528명)를 차지하는 철도노조 조합원들의 비조합원에 대한 집단 따돌림, 언어폭력 등이 심해지는 양상이다.파업에 참가했다가 최근 업무에 복귀한 한 조합원은 “지부장이 폭언한 것은 물론 인사를 해도 받지 않고 눈도 마주치지 않는다”며 “심지어 단체대화방의 이야기를 외부에 흘리면 각오하라는 협박도 서슴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이날 현재 파업 참가자 중 업무 복귀자는 344명이다.
파업 불참을 이유로 사내 상조회나 동호회 가입을 막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사업소 전 직원이 가입해 있던 상조회를 해산하고 철도노조 조합원만을 대상으로 새 상조회를 구성하는 식이다. 코레일 전체 상조회 기운데 15개는 노조 조합원만 가입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레일 관계자는 “매번 파업 때마다 경조사 조직적 불참, 동호회 가입 제한, 식사 같이 안 하기 등 직원 간 갈등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파업에 참가하지 않으면 왕따시키는 분위기가 쟁의행위 발생 때 개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집단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는 배경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코레일은 지난 11일 철도노조 집행부 10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파업으로 고소당한 철도노조 간부는 19명으로 늘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