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정용지 케어젠 대표 "내년 세계 공략 가속화…글로벌 제약시장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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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법인은 마케팅에 특화된 전문경영인(CEO)의 영입이 거의 마무리됐습니다. 내년 1~2월부터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할 계획입니다. 올해 설립한 중국 현지 합작법인들의 실적도 내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지난 4일 경기도 안양 케어젠 크리에이티브빌리지에서 만난 정용지(47·사진) 대표는 "바쁘다"고 했다. 할 일들이 많기 때문이다. 올해에만 미국 자회사 및 중국기업과 합작사 2개를 설립했고 중국과 한국, 대만 등에서 헤어케어센터 사업도 시작했다.올 들어 체결한 공급계약 규모만도 2960억원에 달한다. 개별기준 케어젠의 지난해 매출 364억원, 2016년 전망치 605억원과 비교해도 엄청난 수치다.
정 대표는 "올해 체결한 공급계약들의 기간은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10년까지 다양하다"며 "이 계약들만의 내년 예상 매출은 505억원 정도"라고 말했다.
◆ 신발 공장터에서 시작해 영업이익률 60% 회사로 "케어젠은 처음에 신발 공장터에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바닥이 온통 본드 자국이어서, 바이어들이 와서 놀랐죠."
사업 초기의 모든 회사들이 그렇듯 케어젠도 처음에는 어려웠다. 돈도 없었고, 인력도 부족했다. 그렇기 때문에 남들보다 뛰어난 기술력만이 살 길이라고 생각했다.
정용지 대표는 미국에서 박사와 박사 후 연구과정을 마치고 2001년 케어젠을 설립했다. 성장인자를 연구하던 중 이를 피부에 적용해보겠다며 사업에 뛰어들었다. 성장인자는 세포의 분열과 분화 등을 촉진하는 단백질이다.성장인자를 만들던 기술력을 바탕으로 크기가 더 작지만 유사한 기능을 하는 펩타이드를 연구했고, 이를 피부 및 모발에 적용해 경이로운 영업이익률의 회사를 만들었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률만 58.51%에 이른다. 1만원짜리 제품을 팔아 6000원 가까이 이익을 남기는 것이다. 케어젠 제품의 경쟁력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수치다. 효능이 좋지 않다면 비싼 값을 주고 살 이유가 없다.
정 대표는 "솔직히 우리는 마케팅력과 브랜드력이 약해서, 기술력을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연구개발을 바탕으로 한 뛰어난 효능이 제품가격의 결정적 요인"이라고 했다.
케어젠의 매출은 90% 이상이 해외에서 나온다.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열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 먼저 해외로 나선 것이다. 현재는 케어젠의 제품이 130여개국에서 팔리고 있다.내년부터는 거대 시장인 미국과 중국, 그리고 한국 공략을 가속화한다.
◆ 中 헤어케어센터, 연내 20개…내년 100개 예상
모발관리 제품은 올해 3000억원에 가까운 공급계약을 이끌어낸 일등 공신이다. 케어젠은 올 1월 펩타이드를 기반으로 한 헤어필러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출시했다. 탈모를 방지하고 발모를 촉진하는 기전이다. 또 6월에는 뿌리는 제형의 '펠로바움'을 내놨다.
3000억원 수준의 공급계약에서 펠로바움과 헤어필러는 약 2000억원의 비중을 차지했다. 그만큼 케어젠 모발관리 제품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것이다.
정 대표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는 미국 법인도 초기에는 모발관리 제품에 중점을 둘 것"이라며 "우리의 제품은 기존의 탈모치료제보다 좋은 효과를 보이기 때문에 미국에서도 좋은 반응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케어젠은 또 헤어필러의 한국과 미국의 의료기기 등록을 추진한다. 연내 임상시험을 신청한 이후 내년 1분기 임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기존 제품과의 비교 임상을 통해 확보한 자료도 공개해 헤어필러 제품의 마케팅에 활용할 방침이다. 한국과 미국에서의 임상은 1년에서 1년 반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케어젠 제품을 통해 전문적인 모발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헤어케어센터 사업도 본격 확장한다. 올 7월 중국 SSMD화 설립한 합작사를 통해 중국에 연내 20개의 매장을 열 계획이다. 내년에는 100개 이상을 예상하고 있다.◆ 2017년 1월 JP모건 콘퍼런스 통해 세계 제약시장 진출
내년에는 세계 제약시장 진출도 본격화된다.
정 대표는 "내년 1월 미국에서 열리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초청받았다"며 "여기에서 헤어 당뇨병 고지혈증 등 3가지를 중점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는 미국 증권사 JP모건 주최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제약바이오 박람회다. 초청을 받아야만 참석할 수 있다. 세계의 제약바이오 기업은 물론 투자자들도 대거 몰리기 때문에 '월스트리트의 쇼핑몰'이라고 불린다.
그는 "헤어필러 때문에 모발관리에만 집중된 회사로 알고 있는데, 케어젠은 연구개발 중심의 펩타이드 전문회사"라며 "펩타이드는 의약품 개발에도 쓰일 수 있고 현재 당뇨병치료제의 경우 전임상이 거의 끝났다"고 했다.
내년에는 미국이나 한국에서 임상1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고지혈증 치료제는 케어젠의 2번째 신약으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의약품은 각 개발 단계별로 협상을 통해 기술수출을 할 방침이다.
정 대표는 "나는 케어젠을 통해 학자로서 꿈꿔왔던 모든 연구를 현실적으로 하고 있다"며 "현재 연구개발 측면에서 내가 생각하는 목표의 20% 정도를 이뤘고, 현재의 추세라면 케어젠은 각 분야에서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본다"고 이야기했다.
케어젠은 현재 기반기술을 바탕으로 효능이 기대되는 407개의 펩타이드를 개발했다. 이 중 123개는 물질특허도 받았다. 사실 너무 많아서 특허 취득이 늦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 케어젠 연구시설을 페이스북 라이브 영상으로 만나보세요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지난 4일 경기도 안양 케어젠 크리에이티브빌리지에서 만난 정용지(47·사진) 대표는 "바쁘다"고 했다. 할 일들이 많기 때문이다. 올해에만 미국 자회사 및 중국기업과 합작사 2개를 설립했고 중국과 한국, 대만 등에서 헤어케어센터 사업도 시작했다.올 들어 체결한 공급계약 규모만도 2960억원에 달한다. 개별기준 케어젠의 지난해 매출 364억원, 2016년 전망치 605억원과 비교해도 엄청난 수치다.
정 대표는 "올해 체결한 공급계약들의 기간은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10년까지 다양하다"며 "이 계약들만의 내년 예상 매출은 505억원 정도"라고 말했다.
◆ 신발 공장터에서 시작해 영업이익률 60% 회사로 "케어젠은 처음에 신발 공장터에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바닥이 온통 본드 자국이어서, 바이어들이 와서 놀랐죠."
사업 초기의 모든 회사들이 그렇듯 케어젠도 처음에는 어려웠다. 돈도 없었고, 인력도 부족했다. 그렇기 때문에 남들보다 뛰어난 기술력만이 살 길이라고 생각했다.
정용지 대표는 미국에서 박사와 박사 후 연구과정을 마치고 2001년 케어젠을 설립했다. 성장인자를 연구하던 중 이를 피부에 적용해보겠다며 사업에 뛰어들었다. 성장인자는 세포의 분열과 분화 등을 촉진하는 단백질이다.성장인자를 만들던 기술력을 바탕으로 크기가 더 작지만 유사한 기능을 하는 펩타이드를 연구했고, 이를 피부 및 모발에 적용해 경이로운 영업이익률의 회사를 만들었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률만 58.51%에 이른다. 1만원짜리 제품을 팔아 6000원 가까이 이익을 남기는 것이다. 케어젠 제품의 경쟁력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수치다. 효능이 좋지 않다면 비싼 값을 주고 살 이유가 없다.
정 대표는 "솔직히 우리는 마케팅력과 브랜드력이 약해서, 기술력을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연구개발을 바탕으로 한 뛰어난 효능이 제품가격의 결정적 요인"이라고 했다.
케어젠의 매출은 90% 이상이 해외에서 나온다.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열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 먼저 해외로 나선 것이다. 현재는 케어젠의 제품이 130여개국에서 팔리고 있다.내년부터는 거대 시장인 미국과 중국, 그리고 한국 공략을 가속화한다.
◆ 中 헤어케어센터, 연내 20개…내년 100개 예상
모발관리 제품은 올해 3000억원에 가까운 공급계약을 이끌어낸 일등 공신이다. 케어젠은 올 1월 펩타이드를 기반으로 한 헤어필러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출시했다. 탈모를 방지하고 발모를 촉진하는 기전이다. 또 6월에는 뿌리는 제형의 '펠로바움'을 내놨다.
3000억원 수준의 공급계약에서 펠로바움과 헤어필러는 약 2000억원의 비중을 차지했다. 그만큼 케어젠 모발관리 제품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것이다.
정 대표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는 미국 법인도 초기에는 모발관리 제품에 중점을 둘 것"이라며 "우리의 제품은 기존의 탈모치료제보다 좋은 효과를 보이기 때문에 미국에서도 좋은 반응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케어젠은 또 헤어필러의 한국과 미국의 의료기기 등록을 추진한다. 연내 임상시험을 신청한 이후 내년 1분기 임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기존 제품과의 비교 임상을 통해 확보한 자료도 공개해 헤어필러 제품의 마케팅에 활용할 방침이다. 한국과 미국에서의 임상은 1년에서 1년 반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케어젠 제품을 통해 전문적인 모발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헤어케어센터 사업도 본격 확장한다. 올 7월 중국 SSMD화 설립한 합작사를 통해 중국에 연내 20개의 매장을 열 계획이다. 내년에는 100개 이상을 예상하고 있다.◆ 2017년 1월 JP모건 콘퍼런스 통해 세계 제약시장 진출
내년에는 세계 제약시장 진출도 본격화된다.
정 대표는 "내년 1월 미국에서 열리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초청받았다"며 "여기에서 헤어 당뇨병 고지혈증 등 3가지를 중점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는 미국 증권사 JP모건 주최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제약바이오 박람회다. 초청을 받아야만 참석할 수 있다. 세계의 제약바이오 기업은 물론 투자자들도 대거 몰리기 때문에 '월스트리트의 쇼핑몰'이라고 불린다.
그는 "헤어필러 때문에 모발관리에만 집중된 회사로 알고 있는데, 케어젠은 연구개발 중심의 펩타이드 전문회사"라며 "펩타이드는 의약품 개발에도 쓰일 수 있고 현재 당뇨병치료제의 경우 전임상이 거의 끝났다"고 했다.
내년에는 미국이나 한국에서 임상1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고지혈증 치료제는 케어젠의 2번째 신약으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의약품은 각 개발 단계별로 협상을 통해 기술수출을 할 방침이다.
정 대표는 "나는 케어젠을 통해 학자로서 꿈꿔왔던 모든 연구를 현실적으로 하고 있다"며 "현재 연구개발 측면에서 내가 생각하는 목표의 20% 정도를 이뤘고, 현재의 추세라면 케어젠은 각 분야에서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본다"고 이야기했다.
케어젠은 현재 기반기술을 바탕으로 효능이 기대되는 407개의 펩타이드를 개발했다. 이 중 123개는 물질특허도 받았다. 사실 너무 많아서 특허 취득이 늦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 케어젠 연구시설을 페이스북 라이브 영상으로 만나보세요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