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강퉁' 첫날…투자자들 탐색전

일단 매입 자제…시총 큰 업종대표주에는 '입질'
렁춘잉 홍콩 행정장관(오른쪽)과 차우충콩 홍콩증권거래소 이사장이 5일 홍콩증권거래소에서 선강퉁 시작을 알리는 징을 치고 있다. AFP연합뉴스
선강퉁(선전·홍콩증시 간 교차매매) 시행 첫날 국내 투자자들은 차분하게 투자 기회를 엿봤다. 5일 선전종합지수가 한국에서 장이 열린 시간 내내 약세를 보였던 데다 2년 전 후강퉁(상하이·홍콩증시 간 교차매매) 시행 때 주가 급등 후 급락으로 손실을 본 투자자의 학습효과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선강퉁 투자자는 주요 증권사가 공통으로 추천한 종목과 시가총액이 큰 종목을 중심으로 매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선강퉁 주식 2710만위안(약 46억원)어치를 사들였다. 100억원이 넘는 매수세가 몰렸던 후강퉁 시행 첫날과 비교해 절반에도 못 미쳤다.선전종합지수가 전날보다 0.78% 내린 2068.17에 장을 마감해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 겸 차이나센터장은 “지난주 중국 정부로부터 보험사들의 주식 투자를 규제하겠다는 발언이 나온 뒤 선전증시에서 시가총액이 큰 종목을 중심으로 주가가 떨어졌다”며 “장이 좋지 않아 기존 중국 주식을 매매하던 투자자를 중심으로 일부만 우량주를 사들였다”고 설명했다.

박세진 유안타증권 W프레스티지 강북센터 프라이빗뱅커(PB)는 “개인투자자들이 중국 주식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첫 기회였던 후강퉁 때와 달리 선강퉁은 종목이 확장되는 수준이어서 투자자가 적극적이지 않다”며 “향후 주가 흐름을 지켜보며 투자하겠다는 고객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선강퉁 투자자는 시가총액이 큰 업종 대표주를 주로 사들였다. 선강퉁 시행 전 많은 증권사가 공통으로 추천했던 종목들이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거래금액 기준으로 한국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선전 증시 종목은 중국 최대 민영여행사인 중신여유였다. 영상감시 제품 공급 업체인 하이크비전, 중국 소형가전 1위 업체인 메이디그룹이 뒤를 이었다.선전증시에 다수 상장한 정보기술(IT) 업체도 관심을 받았다. 영상 보안장비 제조업체인 하이캉웨이스, 스마트폰 부품 제조업체인 리쉰징미가 매수 상위 종목에 꼽혔다.

나수지 / 윤정현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