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기·유영국…쟁쟁한 화가들의 '판화 뷔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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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옥션·한경갤러리 송년 기획전 '아트 벨' 열어
30일까지 박서보·김창열 등 19명 작가 38점 선봬
김 화백의 달항아리 그림을 비롯해 탄탄한 실력을 갖춘 국내 화가들의 작품을 압축 아크릴 액자로 만든 뮤라섹(mulasec) 기법의 이색 판화 작품을 빵가게에서 빵을 고르듯 구입할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19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1층 한경갤러리에서 시작한 프린트베이커리 ‘아트 벨(Art Bell)’전이다.서울옥션과 한경이 성탄절과 연말을 맞아 공동 기획한 이번 전시에는 김환기, 유영국, 박서보, 김창열, 오수환, 유선태, 정일, 윤병락, 정영주, 아트놈 등 작고·중견·신진 작가 19명의 뮤라섹 판화 38점이 걸렸다.
다음달 중순 영국 런던의 최대 화랑인 화이트큐브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여는 단색화가 박서보의 색채 ‘묘법’ 시리즈도 나와 있다. 전통 한지를 풀어 물감에 갠 것을 화폭에 올린 다음 밭고랑 같은 요철을 만들어 내는 방식으로 제작한 작품이다. 붓끝에서 배어 나온 촉각과 정신이 화면에 서로 맞물리며 밭고랑 같은 선을 따라 움직이는 게 이채롭다.
유년 시절 고향 땅에 대한 그리움과 추억을 여인과 꽃으로 묘사한 박항률의 작품, 생명사상을 선과 색채로 응축한 김병종의 반추상화, 동화 같은 사랑 이야기를 펼쳐 낸 정일의 그림, 사과를 통해 현대인의 귀소의식을 형상화한 윤병락의 작품 등에선 작가 특유의 재치와 미학을 엿볼 수 있다.
이옥경 서울옥션 대표는 “미술을 좋아하지만 선뜻 작품을 사기 쉽지 않은 일반인들이 손쉽게 그림을 골라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프린트 베이커리’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며 “성탄절과 연말에는 지인들에게 과일이나 술보다 화가들의 열정과 감성을 선물한다면 현장에서 뛰고 있는 작가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30일까지. (02)360-4232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