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트럼프 등장하면서 분위기 급호전되는 일본 경제

일본 정부는 어제 공개한 12월 월례 경제보고에서 경기 인식 기조 판단을 1년9개월 만에 상향 조정했다. 완만한 회복 기조가 계속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앞서 일본은행도 비슷한 평가를 내놨다. 일본 언론의 ‘신중한 전진’이란 표현이 의미있게 들린다.

소비도 개선됐지만 무엇보다 수출이 크게 늘어났다. 지난달 수출 수량지수는 전월 대비 4.5% 늘었다. 2년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성장세라고 한다. 대중 수출도 늘었지만 무엇보다 대미 수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특히 일본의 대미 자동차 수출은 27%나 증가했다. 물론 엔저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 대통령으로 당선된 지난달 8일 엔화환율은 달러당 104엔이었지만 어제 118엔을 기록했다. 13.5%나 엔화 가치가 떨어졌다. 엊그제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엔저에 문제가 없다며 엔저를 용인하고 장기금리 인상 목표 시기를 늦춰잡고 있는 것도 자연스럽다. 일본 정부는 내년도 실질 GDP 증가율을 1.5%로 전망하고 있다. 아베노믹스가 아니라 트럼프의 등장이 일본 경제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트럼프가 계속해서 엔저를 용인할지는 의문이다. 트럼프의 ‘자국우선’ 정책과 1 대 1 협상 전략이 본격화한다면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엔고로 다시 돌아간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본 미쓰비시스미토모은행의 미국 철도 투자처럼 트럼프의 인프라 투자에 적극 참여하려는 이유도 이런 맥락이다. 일본의 미국 편승 전략이 눈에 확 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