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스모그, 중국 아닌 몽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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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농도, 베이징의 5배몽골이 중국보다 극심한 대기오염에 시달리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달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의 미세먼지(PM2.5) 농도가 심각한 스모그로 고통받고 있는 중국 베이징에 비해 최고 5배 높은 수치까지 올랐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16일 울란바토르의 미세먼지 농도는 하루평균 1071㎍/㎥로 베이징 (200㎍/㎥ 미만)의 5배였다. 이날 피크시간에는 1985㎍/㎥까지 뛰었다.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치인 25㎍/㎥의 80배에 가까운 수치다.몽골은 겨울만 되면 스모그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발전소가 기온이 영하 40도까지 떨어지면서 늘어나는 전력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가동률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울란바토르 외곽 거주지에서 난방을 위해 스모그를 유발하는 연료를 사용하는 것도 원인이다. 이 지역 거주자는 주로 빈곤층으로 전통가옥인 게르를 지어 생활하고 있다. 정부는 전기나 유해물질이 적은 연료 사용을 권장하지만 이들은 난방비 절감을 위해 석탄 원석과 폐목, 폐타이어 등을 마구잡이로 태우고 있다.
이에 따라 겨울철만 되면 폐렴, 기관지염, 천식 등 각종 호흡기질환으로 고통받는 어린아이가 급증하고 있다. 유니세프는 이달 초 “대기오염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어린이들이 만성 호흡기 질환으로 고통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몽골 정부는 21일 울란바토르 국방병원의 50개 침상이 마련된 병동을 개방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분노한 시민들은 26일 항의 시위를 계획하고 있으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조직화하고 있다. 페이스북 이용자는 최근 항의의 의미로 마스크를 한 사진을 찍어 올리고 있다. 병원과 학교에 100대의 공기청정기를 마련해주자는 크라우드 펀딩 조성도 이뤄지고 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