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격 나선 서청원…"거짓말쟁이 인명진은 당 떠나라"

'친박' 정갑윤·홍문종 탈당 의사
새누리 '인적청산' 갈등 격화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맏형 격인 서청원 의원(사진)이 4일 자신의 탈당을 압박하고 있는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거짓말쟁이 성직자 인 위원장은 이제 당을 떠나라”며 반격에 나섰다. 친박 핵심 인적청산을 놓고 인 위원장과 서 의원이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친박 내에서도 서 의원의 탈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인 위원장은 불법적인 일을 벌여 당을 파괴하고, 의원들을 ‘전범 ABC’로 분류해 정치적 할복자살을 강요하며 노예 취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인 위원장은 비정상적 체제를 책임지고 사퇴해야 하며 당은 정상화돼야 한다”며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진짜 리더십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날까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탈당을 거부했다. 서 의원은 또 인 위원장이 의원들에게 ‘다시 돌려주겠다’며 탈당계 제출을 요구하고, 자신에게는 대선 이후 의장직을 제안했다고 폭로했다. 또 다른 친박 핵심인 최경환 의원은 공식 반응을 자제하고 있지만, 탈당 의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인 위원장은 서 의원의 강공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서 의원 탈당을 거듭 압박했다. 그는 서 의원이 자신의 사퇴를 요구한 데 대해 “그게 (서 의원이) 자진 탈당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서 의원의 의장직 맞교환 제안 주장에 대해선 “나는 그런 얘기를 해본 적 없다”고 일축했다.

새누리당 내에서도 인 위원장의 인적청산에 점차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서 의원의 기자회견에 대해 “이해가 잘 안 간다”고 비판했다.

친박 5선 중진인 정갑윤 의원은 이날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을 구하기 위해 탈당을 결심했다”며 탈당 의사를 밝혔다. 친박 핵심인 홍문종 의원과 정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 20여명도 거취를 인 위원장에게 위임하며 힘을 실었다. 인 위원장의 강도 높은 인적청산에 반발한 친박 내에서도 분열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당 일각에선 친박계가 최 의원을 구하기 위해 서 의원 탈당을 설득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인 위원장이 탈당 마지노선으로 제시한 6일까지 서, 최 의원이 탈당을 거부한다면 사퇴 카드를 던질 수 있다. 그럴 경우 인 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주던 초·재선 중심 중립 성향 의원의 탈당이 이어질 개연성이 다분하다. 오는 12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귀국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