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벤처들 '스모그 엑소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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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회사 옮길 의향 있다"중국 수도 베이징에 있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두 곳 중 한 곳은 극심한 스모그 때문에 베이징을 떠날 의향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베이징을 정보기술(IT) 등 신성장산업 중심지로 키우려는 중국 정부 계획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5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창업정보 제공업체 36케이알닷컴이 베이징에 있는 스타트업 최고경영자(CEO) 3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47%가량이 스모그 때문에 회사를 옮길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4%가량은 이미 회사 이전 계획을 세웠다고 했다.
스타트업 CEO들이 회사를 이전할 지역으로 가장 선호하는 도시는 알리바바 본사가 있는 저장성 대도시 항저우(24.2%)였다. 다음으로 선전(23.2%) 상하이(13.1%) 청두(8.1%) 광저우(5.1%)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 도시는 베이징 못지않은 사업 인프라가 갖춰져 있으면서도 공기 질은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는 곳이다.
베이징의 스모그 문제가 세계적인 관심사로 떠오른 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글로벌 기업들에선 베이징 근무를 꺼리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하지만 전체 응답자의 53%가량은 여전히 베이징에서 사업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이들은 베이징을 떠날 수 없는 주된 이유로 자금 조달의 용이함, 원활한 시장 접근성 등을 꼽았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