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들이 나선 새 아파트 전세 넘친다…벌써부터 '입주대란' 걱정

서울 신규단지 전세 급증…세입자 잡기 '비상'
서울시 성동구 하왕십리동 왕십리뉴타운에 들어선 센트라스아파트단지. (사진=김정훈 기자)
[ 김정훈 기자 ] 입주를 시작했거나 입주를 앞둔 서울지역 새 아파트에 전세매물이 넘쳐나고 있다. 10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의 입주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임대인들은 세입자 잡기에 비상이 걸렸다.

2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성동구 왕십리뉴타운 '센트라스'(2097가구), 강동구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3658가구), 서대문구 '이편한세상신촌'(1910가구), 종로구 '경희궁자이'(2533가구), 성북구 '보문파크뷰자이'(1186가구) 등 신규 아파트단지는 많게는 수백 개의 전세 물량이 세입자를 찾고 있다.
작년 말 입주를 시작한 왕십리 센트라스 1,2차는 전세 물건이 쌓이면서 뉴타운 일대 공인중개업소만 100여 곳이 생겨났다. 한 달 사이 아파트 전셋값이 1억원 이상 떨어졌다. 단지는 공급 과잉에 계절적 비수기까지 겹치면서 전용 59㎡ 전셋값은 4억3000만원, 전용 84㎡는 5억원까지 떨어졌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입주 초기 59㎡는 5억원대, 84㎡는 6억원대였으나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면서 "전세를 알아보는 손님도 뜸하다"고 말을 아꼈다. A중개업소 대표는 "이달 말 입주지정일까지 잔금을 치르고 나면 가격은 반등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입주 물량이 3000가구가 넘는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는 세입자 유치 전쟁이 뜨겁다. 아파트 매매가 7억원 안팎인 전용 84㎡는 4억3000만원이면 전세를 구할 수 있다. 서울지하철6호선 보문역과 인접해 있는 성북구 보문파크뷰자이 전용 59㎡는 3억5000만원 매물도 나왔다. 입주가 한창인 북아현뉴타운 이편한세상신촌의 경우 전용 59㎡ 전세는 4억3000만원까지 하락했다.

강동구와 인접한 하남 미사지구도 입주를 앞둔 아파트에서 전세 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하남고 맞은 편에 있는 센트럴자이(1222가구)는 오는 3월 입주 예정이다. 지난달 4억원대 중후반에 전세 가격이 형성됐던 전용 91㎡는 3억9000만원 매물도 등장했다. 미사지구 중개업소 관계자는 "아직 입주 전이라 전세 매물이 쏟아지면서 가격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올해 분기당 새 아파트는 10만호 가까이 공급 예정이다. 아파트단지뿐만 아니라 빌라, 오피스텔 등이 더해지면 주택공급 물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어서 세입자를 찾는 임대인 부담은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서울보단 경기도에서 공급 과잉에 따른 역전세난과 깡통주택이 속출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