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검토 중인 매물만 4~5개…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돈 되는 M&A 하겠다"

무차별 투자 아닌 성장동력 확보

"운 좋아 최대 실적 낸 게 아니다"
직원들에 끊임없는 혁신 주문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사진)은 “사업구조 혁신을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면서도 “기업가치 창출로 직결되는 인수합병(M&A)을 하겠다”고 말했다. 신성장 동력을 위해 M&A에 과감히 나서되 무차별적 M&A가 아니라 ‘돈 되는 M&A를 하겠다’는 의미다. M&A에 따른 재무구조 부담도 최소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최근 취임 후 첫 임원 워크숍에서 “현재의 기업가치(시가총액) 정체 국면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수익구조에 대한 시장의 신뢰 확보를 기반으로 사업구조 혁신이 이어져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SK이노베이션은 지난 2일 미국 화학회사 다우케미칼의 고부가 접착수지(EAA) 사업을 약 4200억원에 인수하며 올해 M&A에 시동을 걸었다. 내부적으로 인수를 검토하는 매물만 4~5개나 된다. 올해 석유화학부문 M&A 등을 중심으로 최대 3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데 대해서도 “실적 호조가 지속되지 못하면 시장에서 인정해주지 않는다”며 “혁신의 큰 그림을 성공시켜 이번에 발표한 실적이 깜짝 실적이 아님을 증명하자”고 주문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국내 정유·화학업계 최초로 3조원대 영업이익을 냈다. 정유 사업 외에 석유화학, 윤활기유(윤활유의 원료) 등 비(非)정유부문이 약진한 결과다. SK이노베이션은 2014년 37년 만에 적자를 낸 뒤 비정유부문 확대 등 사업구조 혁신에 힘썼고 그 결과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선 작년과 같은 대규모 이익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아직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정유·화학은 호황과 불황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사이클 산업이기 때문이다. 김 사장이 “깜짝 실적이 아님을 증명하자”고 주문한 배경이다.김 사장은 올해 전망에 대해선 “각종 지표가 작년 대비 우호적이지만은 않은 상황”이라며 “끊임없이 혁신하자”고 당부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18년 시가총액 30조원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지금(15조원 안팎)보다 주가가 두 배가량 올라야 달성 가능한 목표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