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이 강한' 지식산업센터…인허가 3배↑

2019년까지 세제혜택 연장

"떴다 하면 완판…시장엔 매물 없어"
송파 문정지구선 실당 웃돈 4000만원
세금 감면 혜택에 관리비도 저렴
지식산업센터(옛 아파트형공장)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분양시장에 나오는 대로 완판(완전판매)되자 시행사들이 적극적으로 공급에 나서면서 작년 지식산업센터 인허가 물량이 2년 전 대비 세 배 이상 급증했다. 2019년까지 취득세 등 각종 세제혜택이 연장된 데 힘입어 기존 지식산업센터의 매매가격도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서호성 SK건설 건축영업실장은 “요즘 공급되는 지식산업센터는 공장이 아니라 섹션 오피스”라며 “높은 임차료와 관리비에 시달리고 있는 벤처기업 등이 테헤란로 도심 등 전통적인 업무시설 밀집지역을 떠나 지식산업센터에 둥지를 틀고 있다”고 말했다.◆없어서 못 사는 지식산업센터

13일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전국 지식산업센터 인허가 건수는 최근 2년 사이 급증했다. 2014년 32건에 불과했던 인허가 건수는 2015년 72건으로 늘어난 데 이어 작년 105건 등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지식산업센터 분양가가 가장 비싼 서울 성수동에선 개발 부지를 찾는 시행사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7년간 30여개의 지식산업센터가 들어섰음에도 수요가 계속 늘고 있어서다. 시행사들은 3~4년 전에는 3300㎡ 규모의 부지를 주로 찾았다. 땅이 부족해지면서 최근에는 2000㎡ 안팎의 부지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이곳에서 작년 분양된 지식산업센터는 대부분 4~6개월 안에 ‘완판’됐다. 지식산업센터는 실제 사용 가능한 준공 무렵에 주로 팔린다는 기존 상식이 완전히 깨졌다. 분당선 서울숲역 1번 출구 인근에 있는 ‘서울숲M타워’는 작년 1월에 분양을 시작해 같은 해 4월에 모두 주인을 찾았다. ‘서울숲비즈포레’ ‘세종타워’ 역시 작년 초 분양을 시작해 중·하반기에 모두 분양 완료됐다.

성수동 새싹공인 김성혜 대표는 “지식산업센터는 준공업지역 산업단지 택지지구 내 도시지원시설용지 등에만 지을 수 있어 희소성이 높다”며 “시세차익도 가능하다보니 벤처기업들이 임차 대신 매입을 선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부터 총 4개 지식산업센터가 준공된 서울 송파구 문정지구에선 프리미엄까지 붙었다. 인근 삼보현대공인 홍호영 대표는 “강남권인 데다 여건이 좋다보니 물건당 4000만원 안팎의 프리미엄이 붙어 있다”고 말했다.매가도 계속 오르는 추세다. 성수동 ‘코오롱 1차’의 경우 2010년 공급 당시(4층 기준) 전용면적 3.3㎡당 분양가격이 785만원이었지만 지난해 매매가는 850만원, 올 1월에는 950만원으로 상승했다. 구로동 ‘코오롱 디지털타워’는 작년 초 전용면적 3.3㎡당 600만원에 거래됐다가 올해 700만원대로 올랐다. 정경진 서울숲한라에코공인 대표는 “성수동엔 지식산업센터 ‘불패신화’가 있다”며 “지식산업센터를 매입하려는 문의는 많은데 팔려고 하는 사람은 거의 없어 매수는 대부분 분양을 통해 이뤄진다”고 말했다.
◆세제혜택 2019년까지 연장

지식산업의 가장 큰 장점은 세제혜택이다. 지식산업센터 입주업체(지식산업, 기술서비스업, 광고업, 전문디자인업 등 9개 업종)에 대해선 지난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취득·등록세, 재산세 감면 혜택이 주어졌다. 정부가 지난해 말 이 같은 지원을 2019년 말까지 연장하는 ‘지방세특례제한법일부개정법률(안)’을 공포하면서 개발 및 입주 문의가 더 몰리고 있다는 게 일선 중개업소의 전언이다. 개정된 법률안에 따르면 지식산업센터를 설립하거나 분양받은 사람은 취득세의 35%, 재산세의 37.5%를 감면받는다.관리비가 저렴한 것도 인기 요인이다. 성수동 지식산업센터 관리비는 임대면적 3.3㎡당 7000~8000원 수준이다. 지난달 강남대로 오피스빌딩 평균 관리비(3.3㎡당 3만3371원)의 23% 정도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지식산업센터의 인기가 폭발적이긴 하지만 지역별로 차별화 현상이 심하다는 점도 알아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