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막말·사내 성폭력·불법 영업…우버의 추락

차량공유 서비스를 선보여 기업가치가 690억달러(약 79조원)까지 올라간 우버가 지속적인 내홍에 시달리고 있다. 트래비스 칼라닉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의 극단적인 경쟁 지향적 태도가 문제 원인으로 꼽힌다.

외신들에 따르면 우버에는 올 들어 사내 성폭력, 칼라닉 CEO의 운전기사 비하, 불법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단속 회피 등을 놓고 잇달아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지난달 우버에서 근무한 여성 엔지니어 수전 폴러가 우버 내에 성폭력과 성차별이 만연해 있는 사실을 공개한 것이 ‘우버 내부문제 고발’ 시동을 걸었다. 상사가 같이 자자고 하는 등의 문제를 인사부에 알렸지만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고 그는 밝혔다.

칼라닉 CEO의 성품도 입방아에 올랐다. 지난 1일 우버 블랙(고급 우버차량) 운전기사로 일하던 포지 캐멀은 칼라닉 CEO를 손님으로 태웠을 때 그가 친구와 공격적인 말투로 대화하고, 기사에겐 “책임감이 없다”며 언성을 높이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공개했다.

불법적인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3일엔 뉴욕타임스에서 우버가 우버 앱(응용프로그램) 내에 설치된 ‘그레이볼’이라는 데이터 수집 프로그램을 이용해 한국 등 각국 정부의 단속을 불법적으로 회피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우버가 자율주행자동차에 관한 지식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소송을 제기한 것도 악재다.우버 내부가 ‘왕좌의 게임’식 정치적 음모로 가득 차 있고 ‘(서로에게) 적대적인 문화’를 갖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전직 우버 직원은 “우버에 입사했을 때 마치 전기톱 안에 걸어들어가는 것 같았다”고 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칼라닉 CEO가 종전 2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서 실패한 탓에 지금과 같은 태도를 지니게 됐을 것이라며 야심찬 경영목표 수립엔 도움이 되지만 지나치게 경쟁적인 조직 문화라는 부작용도 낳았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칼라닉 CEO를 두고 “우버의 최고 자산이지만 지금은 동시에 최고의 부채(문젯거리)”라고 보도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