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중국 톈진에 카메라 모듈 공장…"자동차부품 거점으로"

하반기 애플에 PCB도 공급
삼성전기가 전장(電裝)사업 확대를 위해 자동차용 카메라 모듈 공장을 중국에 건설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 측은 전장, 반도체 패키징(PLP) 등 신사업을 통해 올해 부진한 실적을 개선하겠다는 전략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중국 톈진 가오신에 자동차용 카메라 모듈을 생산하기 위한 공장을 짓고 있다. 자동차 측면 및 전·후방을 비춰 운전을 도와주는 전장부품이다. 기존에 있던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 생산설비는 베트남으로 옮기고 가오신 공장은 자동차용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업계 관계자는 “24시간 바깥에 노출돼 있는 자동차용 카메라는 내구성 등 측면에서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과는 다른 기술이 필요해 공장을 따로 짓기로 한 것”이라며 “이르면 다음달 완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기는 유럽, 미국의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과 납품 협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지난 1월 투자자설명회에서 “올해는 전장에서 가시적인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2009년 자동차용 카메라 모듈을 개발한 삼성전기는 지난해부터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인수한 하만과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용 공장에서 어느 정도 생산이 가능한 자동차용 카메라 모듈 공장을 따로 짓는다는 건 그만큼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오는 9월 출시될 애플 아이폰8에는 연성 인쇄회로기판(PCB)을 공급한다. 애플이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을 채택하며 OLED 구동에 필요한 연성 PCB도 함께 구매했다. 삼성전기는 이를 위해 올초 1500억원가량을 투자해 설비를 증설한 것으로 전해졌다.이윤태 삼성전기 사장이 지난 24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미 있는 첫 매출을 올리겠다”고 공언한 PLP 사업도 관심이다. PLP는 반도체를 PCB 없이 바로 전자제품에 넣을 수 있도록 하는 반도체 후공정 기술이다. 작년부터 대규모 투자를 해왔으며 올해 첫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