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진단] 1분기 성장률 0.5∼0.7%…연간 2%대 중반 수렴중

일부 기관 올해 전망치 상향…한은, 중국의 사드 대응 반영해 조정

정책·금융·한은팀 = 주요 기관들은 올해 1분기 성장률이 지난해 4분기보다는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는 2%대 중반으로 수렴하고 있다.

2%대 초반을 제시했던 기관들은 세계 경제와 수출 호조 등을 반영해 상향 조정하고 있으며 3% 등 높은 수치를 제시했던 기관은 낮췄다.

분기 성장률은 2015년 4분기 0.7%, 지난해 1분기 0.5%, 2분기 0.9%, 3분기 0.5%, 4분기 0.5%로 5분기 연속 0%대에 머물고 있다.지난해 전체 성장률은 2.8%였다.

◇ "1분기, 작년 4분기보다 좋다"

2일 경제 연구기관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성장률(전분기 대비)은 수출이 호조를 보여 지난해 4분기보다는 좋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정부는 올해 1분기 성장률로 0%대 중반을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예상했던 것보다 올해 1분기 여건이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지난 2월 '내수활성화 방안' 사전 브리핑을 하면서 1분기 성장률에 대해 언급했다.이 차관보는 당시 "올해 1분기 성장률은 0%대 중반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소비가 빠지는 것을 보면 예상 수준을 밑돌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당시에는 소비가 좋지 않았지만 지난달 31일 발표된 '2월 산업활동동향'에서 소비가 상승세를 돌아서 애초 전망을 유지할 수도 있어 보인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조만간 올해 성장률 전망 수정 작업을 시작할 계획이라며 1분기 성장률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한 관계자는 "작년에 올해 연간 성장률을 전망하면서 1분기 성장률을 0.7% 정도로 예상했는데 큰 차이가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경제연구실장은 "1분기 성장률이 지난해 4분기보다는 조금 좋아질 것 같다"며서 숫자로는 0.5∼0.6%를 제시했다.

한국경제연구원 김창배 연구위원은 "분기별 성장률 전망치는 발표하지 않지만, 애초 예상했던 0.5%보다 높은 0.6% 정도로 본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올해 1분기가 지난해 4분기보다는 좋다"고 평가했다.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수석연구위원도 구체적인 수치는 제시하지 않았지만 "1분기 경기가 예상보다 좋다"고 평가했다.

◇ 세계경제 성장세 확대 예상에 성장률 전망치 상향

주요 기관은 1분기를 반영해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 수정 작업을 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달에 경제전망을 수정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23일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와 관련한 중국 의 무역제한조치 영향을 다음 달 발표할 경제전망 수정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의 보복 조치는 성장률에 부정적이어서 시장은 이 총재의 이런 발언을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 가능성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최근 수출이 살아나는 데다 소비도 증가세로 돌아서는 등 전반적인 경기 상황이 나쁘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성장률 전망치의 인하 폭을 미세한 수준으로 줄일 가능성도 있다.

부문별로 소비, 투자, 반기 성장률 등을 부분 수정하는 대신 올해 전체 성장률 전망은 그대로 유지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한은은 지난 1월에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8%에서 2.5%로 낮췄다.

KDI는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KDI 정대희 연구위원은 "작년 4분기 경기가 안 좋다고 예상했는데 반도체가 그때부터 쭉 끌고 올라가서 수출 등이 좋아져 예상보다 4분기가 괜찮았다"면서 "이를 반영하면 (올해 연간 전망치) 상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정 연구위원은 "어느 정도 올릴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KDI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4%다.

LG경제연구원도 상향 조정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이 연구원의 이근태 수석연구위원은 "기존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이달(4월) 말께 수정할 예정"이라면서 "어떻게 조정할지 (경제) 상황을 좀 더 봐야 하는데 1분기 경기는 예상보다 좋다"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2.2%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달 30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2.1%에서 2.5%로 상향 조정했다.

한경연은 세계 경제 성장률 개선으로 수출이 회복돼 경제성장률도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월에 올해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1%에서 3.4%로 올렸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종전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의 주원 경제연구실장은 "올해 성장률을 2.3%로 예상했는데 아직은 수정할 정도는 아닌 것 같다"며 "경제 상황이 좋아졌지만, 위험요인이 여전히 있고 어떤 변수가 나올지 모른다"고 밝혔다.IMF는 지난달 14일 한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0월의 3.0%에서 2.6%로 0.4%포인트 낮췄다.

(서울·세종=연합뉴스) lees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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