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올 시즌 자신 있다고 말해"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나진, 이재은, 박연경, 백근곤, 한명재 아나운서, 정민철, 손혁, 허구연, 김선우, 김형준 해설위원. 사진 최혁 기자
“어깨는 걱정하지 말라더라.”

손혁 MBC 해설위원은 5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진행된 ‘2017 메이저리그 기자간담회’에서 류현진의 몸 상태를 낙관했다. 그는 “어깨 부상 후유증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류현진은 자신 있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다시 ‘건강한 류현진’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민철 해설위원. 사진 최혁 기자
선수 시절 한화 이글스에서 류현진과 한솥밥을 먹은 동료이자 그를 지도한 코치였던 정민철 해설위원 역시 “류현진은 공수표를 날리는 성격이 아니다”라면서 “보통의 확신을 갖고 올 시즌을 자신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현진은 어느새 야구팬들의 기억에서 멀어지고 있는 이름이다. 2014년 10월 LA 다저스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3차전 이후 3년여 동안 부상과 재활을 반복하며 괴물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어깨가 화근이었다. 2015년 시범경기 도중 어깨 통증을 호소한 류현진은 부상자명단(DL)에 오른 채 시즌을 맞이했다. 결국 5월 왼쪽 어깨 수술을 받으며 데뷔 이후 처음으로 시즌아웃됐다.예정보다 늦게 복귀한 지난해 7월엔 복귀전에서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고 수술대에 다시 오르면서 다저스의 핵심 전력에서 제외됐다. 메이저리그 생활 4년 가운데 2년을 누워서 보낸 셈이다.

선수 생활이 이대로 마감될 것이란 어두운 전망이 나왔지만 류현진은 절치부심했다. 재활에 매진한 끝에 지난 달 시범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보이며 개막 선발투수 로테이션 진입에 성공했다. 류현진이 다저스의 개막 25인 로스터에 오른 건 2014년 이후 3년 만이다.

정 위원은 “복귀 첫 시즌이다 보니 부상 재발을 조심하면서도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는 게 중요하다”면서 “경기당 투구수 90개 정도로 무리하지 않으면서 170이닝을 던질 수 있다면 성공적인 시즌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류현진이 적당히 땅볼을 유도하며 투구수를 아끼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를 위해 싱커 같은 새로운 구종을 장착하기보단 스트라이크존을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위원은 “지금까지의 류현진은 스트라이크존 안에 공을 집어넣고 빠르게 승부를 보는 투수였다”면서 “당분간은 존 바깥에 던지는 유인구로 범타를 유도해 투구수를 아껴야 한다”고 말했다.

다저스 5선발인 류현진의 복귀전은 오는 8일 콜로라도 로키스의 홈 쿠어스필드에서 열린다. 해발 1600m에 위치해 타구 비거리가 늘어나는 이곳은 ‘투수들의 무덤’이라고도 불린다. 재기의 신호탄을 쏴야 하는 류현진 입장에선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그는 메이저리그 통산 쿠어스필드 원정엔 한 차례 등판해 6이닝 8피안타(1피홈런) 2자책점 2탈삼진 2볼넷을 기록했다.
김선우 해설위원. 사진 최혁 기자
선수 시절 쿠어스필드를 홈으로 사용했던 김선우 해설위원은 “몸을 풀 때부터 불안한 느낌이 나는 곳”이라며 “공기 밀도가 낮아 타구는 멀리 날아가고 변화구는 안 먹힌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오히려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하는 류현진에겐 오히려 유리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일반적인 변화구는 손가락으로 공의 실밥을 강하게 채면서 공기 마찰을 늘릴수록 위력이 늘어나지만 손에서 빠지듯 던지는 체인지업은 공의 회전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김형준 해설위원 역시 “체인지업과 잘 맞는 경기장”이라며 “역사상 유일한 쿠어스필드 노히트 노런 기록을 가진 노모 히데오나 이곳에서 두 차례 완봉승을 거둔 톰 글래빈 모두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하는 투수들이었다”고 설명했다.전형진 한경닷컴 기자 withmold@hankyung.com
김형준 해설위원. 사진 최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