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법정관리 후 물류대란 예측 못했다" 임종룡의 솔직한 반성

한진해운 처리 최순실과 무관
구조조정 원칙 충실히 지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인터뷰 중 한진해운 처리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좀 더 잘할 수 있었는데…”라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않았다.

임 위원장은 “한진해운은 ‘이해관계자 손실 분담에 기초한 구조조정’이란 원칙을 충실하게 지키며 처리했다”면서도 “바다 위에 떠 있는 화물 처리가 완전하지 못했다”고 돌이켰다. 그는 “해운업을 구조조정하는 데 있어 물류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부족했다”며 “큰 공부가 됐고 많이 깨달았다”고 말했다.하지만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제기한 ‘최순실 연관설’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한진해운에 주주, 채권자, 채권은행 등이 각기 손실 분담을 해야 한다는 원칙을 수차례 강조했다”며 “한진은 이를 해결하지 못해 원칙대로 처리한 것”이라고 못 박았다. 한진해운은 용선료 인하 협상에 진척이 없었고, 사채권자나 은행의 채무재조정에는 가보지도 못했기 때문에 법정관리에 들어간 것이라는 설명이다.

임 위원장은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과정에서도 “추가 지원은 없다고 했다가 추가 지원하기로 말을 바꾼 것은 잘못된 것이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변명 아닌 변명을 하자면 2015년 10월 대우조선에 4조2000억원을 지원하면서 계속 지원하겠다는 얘기를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랬다간 시장에 굉장히 나쁜 메시지가 갈 수 있었죠. 4조2000억원 내에서 해결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기업 구조조정의 역사로 되돌아본다면 과연 최선일까 하는 의문이 들기는 했지만 나름 최선의 생각이었습니다. 다만 그로 인해 문제가 생기면 책임진다는 각오를 했습니다.”임 위원장은 올 들어 대우조선 채무재조정 작업을 하면서 체중이 4㎏가량 빠졌다고 했다. 담배도 끊어보려고 애를 많이 썼는데 다시 피우게 됐다고 했다. 그는 “졸업 작품이어서 그런지 신경이 많이 쓰였다”고 털어놨다.

☞인터뷰 전문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