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4] 총선 때의 2배 '사전투표 열풍'…누구에게 유리할까 '촉각'
입력
수정
지면A6
대선 첫 사전투표…첫날 투표율 11.7%19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4일 인천국제공항 3층 투표소엔 오전 6시부터 투표 순서를 기다리는 유권자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여행이나 출장 등 출국에 앞서 사전투표를 하려던 일부 유권자는 30분 이상 기다려도 투표를 하지 못하자 비행기 시간에 맞춰 자리를 뜨기도 했다. ‘인증샷’을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공유하며 사전투표를 독려하는 것도 달라진 풍경이다.
기록인천공항 등 투표소 '장사진'
"소통 잘하는 후보 뽑아야죠"
인증샷 SNS 올려 투표 독려
"변수되나" 유불리 계산 분주
사전투표율 호남 높고 영남 낮아 "문재인·심상정에게 유리" 분석도
선관위 "투표율 80% 넘을 듯"
사전투표 첫째날인 이날 투표율은 11.7%로 나타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국 유권자 4247만9710명 가운데 497만902명이 투표권을 행사한 것으로 집계됐다.지난해 20대 총선 사전투표 첫날 투표율인 5.45%를 훌쩍 넘어선 수치다. 이 같은 추세라면 19대 대선의 사전투표율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경제신문과 MBC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2일 전국 1500명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응답자의 19.4%는 4~5일로 예정된 사전투표를 선호했다.
지난해 20대 총선과 2014년 지방선거 등 두 차례 전국단위 선거에서 사전투표율은 각각 12.19%와 11.49%였다. 이날 서울 여의동 주민센터에서 사전투표를 한 직장인 박모씨(50)는 “투표일에 일정이 있는 것이 아니라 돌발 변수 등으로 마음이 바뀔까 봐 미리 투표했다”고 말했다. 같은 곳에서 투표를 한 직장인 하모씨(29)는 “직장 근처에서 편하게 투표할 수 있어서 점심시간 짬을 내 투표했다”고 했다.각 대선후보의 선거캠프는 이번 사전투표율이 예상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되자 각자 유불리 셈법과 함께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첫날부터 유권자들이 사전투표소로 몰리면서 역대 최고였던 1992년 14대 대선(81.9%)의 투표율을 경신할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역대 대선투표율은 1997년 15대 80.7%, 2002년 16대 70.8%, 2007년 17대 63%, 2012년 18대 대선 75.8%였다.
정치권에서는 사전투표 및 최종투표율이 올라갈수록 젊은 층의 지지기반이 두터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송미진 리서치앤리서치 팀장은 “사전투표율이 높은 것은 긴 황금연휴에도 불구하고 ‘촛불민심’에 나타난 정권교체의 욕구가 어느 정도 반영됐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여론조사에서 젊은 층이 사전투표를 선호하는 것을 감안하면 최종투표율도 예상보다 높아질 것이고, 보수당 후보보다는 진보정당 후보가 더 유리할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이날 지역별 사전투표 현황에서도 진보 지지층이 많은 곳의 투표율이 높았다. 지역별로 전남이 16.76%로 가장 높았고 세종(15.87%), 광주(15.66%), 전북(15.06%) 등이 뒤를 잇고 있다. 가장 낮은 곳은 대구로 9.67%였다. 사전투표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전국 3507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시작돼 5일 오후 6시까지 이틀간 진행된다.
중앙선관위는 사전투표 참여 열기가 오는 9일 본선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체 투표율을 끌어올려 19대 대선 투표율이 80%를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역대 대선 최고 투표율은 김영삼 대통령이 당선된 14대 대선으로 81.9%였다.
손성태/배정철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