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바그너 '리엔치 서곡'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리하르트 바그너의 오페라 ‘리엔치’(1842)는 14세기 중엽 로마를 통치했던 ‘최후의 호민관’ 콜라 디 리엔초의 이야기다. 바그너적 특징이 구현되기 이전의 초기작품이어서 전막 공연 기회는 별로 없지만 서곡은 잘 알려져 있다. 전반부에는 경건한 기도의 선율이 장중하게 펼쳐지고 후반부는 가슴 벅찬 승리의 찬가가 압도적 행진곡풍으로 전개된다.서곡만 들어보면 리엔치는 정치적으로 성공했을 것 같지만 오페라에서도, 실제 역사에서도 그렇지 못했다. 오로지 민중의 지지로 권력을 잡은 탓에 현실적 타협이 필요한 귀족계층과 지나친 마찰을 빚었다. 결국 민중의 성원도 떠나버렸다.

새 정부 출범을 축하한다. 낮은 곳을 배려하는 이상뿐 아니라 정치적 견해를 달리하는 측의 협력도 이끌어내기를 기대해본다.

유형종 음악·무용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