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국 유치원생 버스 참사는 해고 앙심 품은 운전기사가 방화"

'방화 준비' 블랙박스에 찍혀

반발하던 유족들 영상 보고 수긍
정부 "충격적…중국과 협의 지속"
중국 공안당국은 지난달 9일 산둥성 웨이하이시에서 발생한 유치원생 통학차량의 화재 참사 원인이 버스 기사의 방화였다고 2일 발표했다.

산둥성 공안청 등에 따르면 참사 차량을 운전한 중국인 버스 기사 충웨이쯔 씨는 당시 심신미약 상태에서 버스에 불을 질러 한국인 유치원생 10명을 포함해 총 13명이 사망했다. 중국 공안당국은 참사 전후로 터널을 지났던 차량 280여 대의 블랙박스를 면밀히 분석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 산둥성 공안청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운전기사가 범행 전날 학교에서 해고 통보를 받아 불만을 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발화 지점은 운전석 뒷자리로 통학버스에서 운전기사가 산 라이터와 휘발유 흔적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유족 측은 처음에는 수사결과를 납득할 수 없다며 반발했으나 공안의 보충 설명을 듣고는 운전기사의 방화가 맞다고 수긍했다. 중국 공안이 유족 측에 공개한 영상에는 운전기사가 운전석 뒤에 휘발유통을 가져다 두는 장면도 담겨 있었다. 버스가 경유차임에도 휘발유를 샀고 비흡연자인 운전기사가 라이터를 구입했다는 점에서 계획범죄일 가능성이 크다고 산둥성 공안청은 밝혔다.이날 우리 외교부는 중국 당국 발표에 대해 “고의적인 방화 사건이라는 점에서 매우 충격적”이라며 “중국 측이 장례 절차, 보상 및 유족 지원 등 합당한 사후처리를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해줄 것을 기대하며 중국 측과 관련 협의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