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선박금융공사 논의 본격화

해양금융기관 4곳 통합 유력
문재인 대통령 공약 이행 차원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한국해양선박금융공사(가칭)’ 설립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해양금융 지원기관 네 곳을 하나로 통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6일 정부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한국선박해양, 해양금융종합센터, 한국해양보증보험, 캠코선박운용 등 해양금융 지원기관을 한국해양선박금융공사로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기획재정부, 해양수산부 등 관계부처와 공사 설립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국해양선박금융공사 설립은 문 대통령 공약사항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바다의 날 기념식에서 “해운·조선산업에 대한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금융 지원을 위해 한국해양선박금융공사를 설립하겠다”며 “신규 선박 발주, 노후 선박 교체, 공공 선박 발주, 금융지원 등 모든 정책 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현재 해운·조선 금융지원 업무는 네 기관이 나눠 맡고 있다. 한국선박해양은 해운사로부터 선박을 사들인 뒤 이를 재임대(용선)해주는 역할을 한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캠코(자산관리공사)가 공동 출자해 지난 1월 설립했다. 산은과 수은, 무역보험공사가 함께 세운 해양금융종합센터는 선박금융 지원 역할을 맡고 있다. 캠코 자회사인 캠코선박금융도 비슷한 역할을 한다. 또 한국해양보증보험은 해운업체에 대한 보증을 지원한다.

금융위는 대통령 공약 이행을 위해 네 기관을 하나로 합쳐 중복 업무를 없애고 전문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다만 한국해양선박금융공사를 공기업인 ‘공사’가 아니라 주식회사 형태로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공기업 형태로 할 경우 세계무역기구(WTO)의 보조금 협정에 저촉될 우려가 있어서다. WTO는 제조업에 대한 정부의 직접적인 금융 지원을 제한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도 선박금융공사 설립을 추진했지만 WTO 보조금 협정 위반을 우려해 해양금융종합센터를 신설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