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수능 절대평가제 도입·자사고 폐지…문재인 정부 교육정책 '설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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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추가 내각 인선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68)는 새 정부 교육정책의 밑그림을 그린 ‘설계자’로 알려져 있다. 교육자치 실현, 대입제도 개혁,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등이 그의 경험과 머리에서 나왔다. 경쟁 위주에서 협력과 평등으로 교육 시스템을 전면 쇄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계에선 ‘3박자’를 고루 갖춘 인물로 평가한다. 경기교육감을 지낸 데다 경영학 교수 출신으로 대학과 산업분야에도 해박하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혁신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역대 최강 교육부 장관이 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교수·교육감·당혁신위장장 지내 역대 최강 사회부총리 될듯
협력·평등교육으로 시스템 개편
혁신학교와 무상급식은 교육자로서 김 후보자의 대표 브랜드다. 이 둘을 통해 그가 추진할 정책의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다. 혁신학교는 그가 경기교육감이던 시절 처음 도입했다. 황폐해진 공교육을 정상화하고, 사교육을 줄이기 위한 상징으로 자리잡았다.혁신학교 실험은 ‘학교에서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라는 물음과 연관돼 있다. 지금까지의 교육이 암기를 통해 경쟁적으로 지식을 습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앞으로는 학생 개개인의 적성에 맞는 교육을 협업의 중요성을 일깨우며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자격고사화(절대평가제), 내신 절대평가 및 고교학점제, 학업성취평가(일제고사) 폐지 등이 문재인 정부의 교육 공약으로 등장한 배경이다.
교육 평등도 김 후보자가 강조하는 또 하나의 핵심 목표다. 저소득층이나 사회 소외계층을 배려한 ‘타깃’을 정한 선별적 복지로는 한계가 있다는 게 그의 신념이다. 무상급식이 대표적인 사례다. ‘퍼주기’라는 비판이 쏟아지던 당시를 회상하며, 김 후보자는 《김상곤의 교육편지》라는 저서에서 이렇게 소회를 밝혔다. “무상급식을 ‘부자급식’이라고 비난하지만 기존 저소득층 무료급식은 학생들에게 눈칫밥이라는 낙인효과를 안겨줄 뿐입니다.” 김 후보자가 보편적 교육 복지 확대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새 정부는 중학교까지인 무상교육을 고교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수월성 교육의 상징인 자율형 사립고와 외국어고 등 일부 특목고도 일반고로 전환될 전망이다. 대입에선 지역 균형 선발제와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의 문이 더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대학들의 숙원인 등록금 동결 해제는 물 건너갈 가능성이 크다. ‘반값 등록금’ 실현은 교육감 시절부터 김 후보자의 소신 중 하나다. 다만 경영학 교수 출신인 만큼 그동안 교육부가 재정지원사업으로 대학을 통제하던 관행을 과감히 깰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돈을 지원하되, 사용처는 대학이 정하는 식으로 재정사업을 바꿀 것이란 기대다.
사회부총리로서의 역할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교육·고용·보건복지 등 다양한 사회 영역의 이슈를 조정하는 조타수 역할을 해야 함에도 박근혜 정부 시절엔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런 점에서 김 후보자는 적임자로 평가된다. 민주당 혁신위원장을 지내는 등 여러 외압에도 버틸 이력을 갖췄다는 게 그에 대한 총평이다. 보건복지부와 교육부로 나뉜 어린이집과 유치원 정책도 국가 책임이라는 관점에서 통합될 가능성이 높다.
■ 김상곤 후보자는△1949년 광주 출생
△광주제일고,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서울대 경영학 석·박사
△한신대 경영학과 교수
△제14대, 15대 경기교육감
△현 혁신더하기연구소 이사장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