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밑서 추격 멈춘 '빨간바지의 뒷심'…김세영, 역전 불발

LPGA 손베리크리크클래식
마지막날 9언더파 '불꽃타'
막판까지 선두 따라 붙었지만 9타 차 열세 뒤집기엔 실패

커크, 6년9개월 만에 우승
‘빨간바지’ 김세영(24·미래에셋)의 역전 드라마가 아쉽게 불발에 그쳤다.

김세영은 10일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손베리크리크클래식에서 최종합계 20언더파 268타로 3위를 차지했다.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1개, 버디 7개를 묶어 9타를 덜어냈지만 9타 차를 뒤집진 못했다.우승은 22언더파를 친 호주의 캐서린 커크. 파란바지를 입고 나온 커크(사진)는 마지막 날 버디 6개, 보기 4개로 2타를 덜어내 2위 애슐레이 부하이(남아프리카공화국·21언더파)와 김세영의 추격을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LPGA투어 통산 3승째. 커크는 2010년 10월 나비스타클래식 이후 6년9개월 만에 승수를 추가했다.

첫날 7언더파를 치며 공동 선두에 오른 김세영은 둘째날 1오버파를 치며 주춤했다가 3라운드에서 5타를 줄여내 선두 경쟁의 불씨를 다시 살렸다. 마지막 날에도 ‘기적’ 같은 뒤집기 기대감을 불러일으킬 만큼 강렬한 버디쇼를 연출하며 커크를 맹추격했다.

전반 3번홀(파5), 5번홀(파4), 7번홀(파4), 9번홀(파5)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낚아낸 김세영은 후반 10번홀(파4)에서 버디 한 개를 추가한 뒤 13번홀(파5)에서 이글을 뽑아내며 기세를 올렸다. 이어 14번홀(파4), 15번홀(파5)에서도 잇따라 버디를 성공시켜 공동 선두까지 치고 올라갔다. 하지만 11번홀(파4)까지 버디 3개, 보기 3개로 타수를 줄이지 못하던 커크가 12번홀(파3)부터 2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는 등 후반 뒷심을 발휘하며 달아났다. 김세영의 버디쇼는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김세영은 “역전은 못했지만 실수가 전혀 없어 만족스러운 경기였다”며 “이번주 US여자오픈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세영은 LPGA 통산 6승을 거뒀지만 아직 메이저 우승이 없다.

재미 동포 티파니 조(31)가 17언더파로 공동 6위, 지은희(31·한화)가 공동 15위(14언더파), 전인지(23)가 27위(12언더파)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