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공공기관장 인선 착수…문재인 캠프 출신 대거 후보군 올라

청와대 "인위적 물갈이 없다"지만
친박 출신 기관장 교체설 나돌아
문재인 정부가 내각과 청와대 참모진 인사의 후속으로 공공기관장 인선에 본격 착수했다.

16일 청와대와 여권에 따르면 임종석 비서실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인사추천위원회는 임기가 만료되는 공공기관장에 2~3명 복수 후보를 올려놓고 검증 작업을 벌이고 있다. 새 정부의 기관장 후보군에는 더불어민주당과 지난 대선캠프에 참여했던 인사들이 자천타천 형식으로 지명한 인물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공공기관으로 지정된 322곳의 기관장 교체 폭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임기가 끝나는 기관장 순으로 인사가 이뤄지지 않겠냐”며 “임기를 남긴 기관장의 사퇴를 종용하는 등 인위적인 물갈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 안팎에서는 기관장 중 박근혜 정부의 대선캠프 출신 등 이른바 ‘친박(친박근혜)’ 인사들을 1차 물갈이 대상으로 꼽고 있다.

올해 말까지 기관장 임기가 끝나는 공공기관은 독립기념관 방송광고진흥공사 교통안전공단 강원랜드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이다. 하지만 전 정부에서 임명된 기관장이 임기를 채우지 않고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사표를 내는 경우도 많아 인사 폭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김학송 한국도로공사 사장은 임기를 5개월여 남겨놓고 사의를 밝혔다. 16~18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 사장은 새누리당 전국위원장 등을 지낸 대표적 친박 정치인으로 분류된다.

지난 대선 때 문재인 캠프 공식 인사만 430여 명에 달한 만큼 기관장 자리를 놓고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정치권에서는 장관이나 수석급 청와대 참모진의 하마평에 올랐다가 배제된 인사들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전직 의원들이 3년 뒤 총선에 출마하기 위한 ‘징검다리’ 경력으로 삼기 위해 과거 활동했던 상임위원회와 관련된 기관장 자리를 적극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공공기관장 후보군에 민주당이나 캠프 출신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며 “논공행상식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을 최소화하기 위해 해당 기관의 전문성을 철저히 검증해 적임자를 찾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손성태/조미현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