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 부작용 줄인 식욕억제제 복용 초기, 두통 호소하는 사람들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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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예진 기자의 토요약국지난주에 이어 다이어트약 2탄을 준비했습니다. 1탄에서는 3개월 이상 먹어선 안 되는 향정신성 식욕억제제를 다뤘는데요. 우울증, 불면증, 고혈압 등의 부작용이 있고 마약처럼 중독성이 있다고 설명해드렸죠. 오늘 소개할 약은 장기복용이 가능하도록 안정성을 개선한 차세대 식욕억제제들입니다.
장기복용 가능한 식욕억제제
비향정신성약 '콘트라브', 구역질과 멀미 증상이 단점
당뇨 예방 '삭센다' 곧 국내 출시
국내에서 인기리에 팔리는 제품으로는 로카세린 성분의 ‘벨빅’(사진)과 날트렉손, 부프로피온 성분이 들어간 ‘콘트라브’가 있는데요. 벨빅은 미국 아레나파마슈티컬스가 개발해 2012년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약입니다. 국내에는 2015년 3월부터 판매되고 있죠. 이 제품은 출시 첫해 국내에서 130억원어치가 팔리면서 무섭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2년까지 복용이 가능하고 심혈관계 부작용을 줄였다는 장점 덕분인데요. 2000년대 인기를 끌었던 시부트라민 성분의 식욕억제제가 2010년 심근경색, 뇌졸중을 일으켜 퇴출된 이후 대체약물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벨빅은 심혈관 질환을 일으키는 세로토닌2B 수용체를 자극하지 않고 세로토닌2C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작용해 시상하부의 식욕억제중추를 활성화합니다. 음식을 적게 섭취해도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죠. 그런데 복용 초기 두통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인후염, 비인두염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작년 6월 국내 출시된 콘트라브는 미국 오렉시젠 테라퓨틱스가 개발한 약입니다. 식욕억제제 중 유일하게 비(非)향정신성약으로 분류되는데요. 콘트라브에 함유된 부프로피온이 도파민과 노르아드레날린 재흡수를 억제해 식욕을 줄이고, 날트렉손은 체중 감소를 막는 오피오이드 수용체 길항제로 작용합니다. 단점은 구역질이나 구토, 멀미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는 겁니다. 복용법도 까다롭습니다. 첫 주 1일 1회 1정에서 시작해 4주에 걸쳐 복용량을 천천히 늘려야 합니다. 이 약은 벨빅과 달리 심혈관계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아 고혈압 환자는 주의해야 합니다.
고혈압, 당뇨가 있는 비만환자들에겐 희소식이 있습니다. 당뇨병 치료제로 쓰이는 리라글루티드 성분의 식욕억제제가 나왔습니다. 지난 21일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가 개발한 ‘삭센다’가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고 국내 출시될 예정인데요. 음식물을 섭취했을 때 배고픔을 줄이고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인 GLP-1과 같은 역할을 해서 혈당 개선, 당뇨 예방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위장장애가 생길 수 있다고 하네요. 땀 흘리지 않고 쉽게 살을 빼려면 부작용이 뒤따른다는 점 명심하세요.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