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休) 경영] "쉴 땐 쉬어야 생산성 쑥쑥"…한 달 안식월에 가족 항공권 제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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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의'이색 여름나기'뜨거운 여름, 직원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통 큰 지원’을 아끼지 않는 회사가 늘고 있다. 안식월을 보내주는가 하면 휴가를 위해 항공권과 호텔도 지원한다. 쉴 때는 확실하게 쉬어야 업무 복귀 후 생산성도 높아진다는 판단에서다. 삼계탕, 영양제 등을 지원하며 직원의 기운을 북돋는가 하면 ‘찾아가는 건강 검진’을 통해 건강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국내외 호텔·리조트와 제휴
직원들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
상담소 운영…정신 건강 챙겨
고열 작업장선 직원 사기 높이려 삼계탕·시원한 간식·비타민 제공
건강관리부터 심리 상담까지포스코 포항·광양제철소 건강증진섹션은 여름철 고열 작업장과 수리 현장에서 근무하는 직원을 대상으로 순회 진료를 하고 있다. 두 제철소의 건강증진섹션 소속 의사, 간호사, 위생사 등으로 구성된 순회 진료팀은 현장을 찾아 직원들에게 열중증(熱中症: 비정상적인 고온 환경으로 체온 조절이 흐트러져 일어나는 병) 교육을 한다. 건강 상담 및 의약품 처방도 지원한다. 협력업체 직원도 순회 진료팀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공장에서는 직원의 기운을 북돋우기 위해 삼계탕을 상시 메뉴로 제공하고 있으며, 필요 시 직접 배달서비스도 한다. 효성은 창원·울산공장 등 생산현장에서 더운 여름을 보내고 있는 임직원을 위해 매일 시원한 간식과 비타민 등을 제공하고 있다. 공정상 뜨거운 열을 피할 수 없는 생산현장에서 여름을 나야 하는 임직원에게는 쿨스카프 얼음조끼 쿨토시 등을 제공해 무더운 여름을 건강하게 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직원들의 정신 건강도 챙긴다. 아시아나항공은 2010년부터 직원의 심리적 안정을 돕기 위해 외부 전문인력(심리상담사)이 상주하는 ‘OZ 휴(休)포트’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본인의 적성, 업무 스트레스, 대인관계, 부부관계, 자녀문제 등 어떤 내용이든 개인 고민 상담이 가능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휴식이 있는 삶’ 만들자
일과 여가의 균형을 중요시하는 회사도 늘어났다. 한화그룹은 올해부터 과장 이상(과장, 차장, 부장, 상무보) 승진자에게 한 달간 휴가를 주는 안식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안식월 휴가를 통해 버킷리스트였던 800㎞ 거리의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을 걷는 등 직원들은 한 달간 휴식을 통해 자신을 돌아볼 기회를 얻게 된다.
대한항공은 최대 3년까지 휴직이 가능한 상시휴직제도를 운영 중이다. 자기계발과 리프레시가 필요한 일반직 직원은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출산, 육아 휴직을 사용한 이후에도 필요에 따라 상시휴직이 가능하도록 했다.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200명 이상 여직원이 상시휴직을 사용 중이다. GS칼텍스는 평일 기준 최장 10일간 휴가를 갈 수 있는 리프레시제도를 운영하고 있다.회사 인프라를 활용해 직원들이 휴가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하는 경우도 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은 임직원과 가족의 여가 활동을 위해 할인 항공권을 지원한다. 대한항공은 근속연수에 따라 연간 25~35장의 항공권을 제공한다. 부모님, 배우자 및 자녀가 함께 사용할 수 있다. 직원이 결혼할 때와 20년, 30년 장기 근속자에게는 프레스티지석을 이용할 수 있는 특별 항공권을 지급한다.
롯데백화점은 임직원 하계 휴가기간에 맞춰 국내 및 해외 지역에 휴양소를 운영하고 있다. 전국 각지 28개 휴양지에서 대명리조트, 한화리조트 등 1000여 개 객실을 확보해 운영 중이다. 롯데백화점은 동해 서해 남해에 인접한 리조트 7개 및 제주도에 있는 리조트 3개와 업무협약(MOU) 체결을 추가 검토하고 있다. 업무협약을 맺으면 임직원들은 리조트 숙박시설과 부대시설을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한화그룹 임직원도 휴가 기간에 한화리조트 전국 12개 지점을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