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간 7건 중국 투자 쏟아낸 SK…차이나 인사이더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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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반도체가 하반기 키워드SK그룹이 반도체 소재 및 부품사업의 수직 계열화 작업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토대는 이미 마련됐다.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특수가스 제조회사 SK머티리얼즈(옛 OCI머티리얼즈), 반도체용 웨이퍼 제조사인 LG실트론 등을 잇달아 인수했다. 최근엔 SKC도 본격적으로 반도체 소재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역별로는 중국 시장 공략에 집중한다. 투자 및 출자 규모를 늘려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에 탄력을 붙인다는 구상이다.
SKC, 반도체 소재 라인업 확대
하이닉스와 수직계열화 꾀해
31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SKC는 반도체 소재 라인업을 전략적으로 확대한다. CMP패드와 CMP슬러리 분야가 대표적이다. CMP는 반도체 웨이퍼 표면을 평평하게 만드는 공정이다. 폴리우레탄 소재 등 SKC가 보유한 원료기술 역량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10월 매년 5만 장의 CMP패드를 생산할 수 있는 용월공장을 준공한 SKC는 SK하이닉스 이외에 삼성전자, 중국 및 대만 반도체 업체로 고객군을 넓힐 방침이다. 표면 연마를 위한 무기입자 함유 분산액인 CMP슬러리 분야 연구개발(R&D)도 강화하고 있다. 국내에 생산시설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SKC는 중국 현지에 반도체 제조 공정에 쓰이는 웨트케미컬 생산 공장을 짓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웨트케미컬은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미세 이물질을 제거할 때 사용하는 소재다.
그룹 차원에서 관심을 두는 시장은 중국이다. 지난 1주일간 총 7건의 중국 투자 계획을 공시했다. SK(주)는 중국 2위 물류센터 운영 기업인 ESR의 지분 11.77%를 인수했다. SK(주)와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텔레콤 등은 SK그룹의 중국 지주회사인 SK차이나에 출자하기로 했다는 공시를 연달아 내놨다. SK하이닉스는 중국 내 자회사인 SK하이닉스 세미컨덕터차이나에 1조1161억원을 들여 유상증자 방식으로 출자하기로 했다. 중국 내 투자 및 출자 규모는 총 3조1654억원에 달한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4월 출국금지 조치가 풀린 뒤 두 차례 중국을 방문해 당 고위인사를 만나는 등 중국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이 주력인 SK그룹 특성상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인한 피해가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기업만큼 크지 않다”며 “이번 투자는 중국을 ‘전략 국가’로 삼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