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P 투자가이드] '절세미인 IRP'…연 700만원 납입땐 115만원 세액공제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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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1800만원 한도 추가 적립지난달 26일부터 소득이 있는 취업자는 대부분 개인형퇴직연금(IRP)에 가입할 수 있게 됐다. IRP는 근로자가 퇴직금이나 여윳돈을 각자의 퇴직연금 계좌에 적립해 만 55세 이후 연금으로 받는 제도다. 개인연금과 합산하면 연간 700만원까지 세액공제도 받을 수 있다.
55세 전 중도 인출 제한 유의를
IRP 가입 대상이 확대된 것은 올해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시행령 개정에 따른 변화다. △공무원과 군인, 사립학교 교직원, 우체국 직원 등 직역연금 가입자 △자영업자 △퇴직연금 미도입 회사의 근로자 △퇴직연금 도입 회사의 1년 미만 재직 근로자도 IRP 가입대상에 포함됐다. 그동안은 1년 이상 근무한 직장인만 가입할 수 있어서 자영업자와 공무원, 군인 등에겐 ‘딴 나라 이야기’였다. 금융사들은 약 730만 명의 잠재 고객이 더 생겼다고 추산해 고객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절세 효과 뛰어난 게 장점
IRP는 은행·증권사·보험사 등에서 한 사람당 한 계좌씩 가입할 수 있다. 1년에 1800만원 한도에서 자기 부담으로 추가 적립도 가능하다. IRP는 절세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게 대표적인 장점으로 꼽힌다. 연봉이 5500만원 이하면 개인연금의 연간 세액 공제 한도인 400만원과 합해 연간 700만원 한도 내에서 16.5%, 연봉이 5500만원을 초과할 경우 13.2%의 세금을 돌려받는다. 예컨대 연봉이 5500만원 이하인 근로자가 IRP에 1년간 700만원을 넣었다면 납부한 세금 중 700만원의 16.5%인 115만5000원까지 세액공제로 돌려받는다. 다만 55세 이전에 중도 해지하면 그동안 공제받은 납입금과 운용수익에 대한 세금을 모두 토해내야 한다.
전문가들은 IRP에서 연금자산을 투자할 때는 생애주기를 고려한 투자전략과 세제혜택을 감안한 투자전략을 함께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IRP는 노후소득 재원인 만큼 생애주기를 고려해 자산배분을 결정하고 시장 리스크뿐 아니라 물가 위험도 고려해야 한다.특히 납입 시점부터 인출 시까지 주어지는 세제혜택을 고려해 투자해야 한다면 더욱 유용하다. 납입할 때는 연말정산 연금계좌 세액공제 혜택을 위해 IRP와 개인연금 납입금 배분을 적절하게 해야 한다. 적립금 운용 수익에 대해서는 세금납부가 이연된다는 점도 고려하는 게 좋다. 이연세금을 재투자함으로써 발생하는 복리효과를 위해서는 중단 없이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게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적립금을 연금으로 받으면 연령에 따라 3.3~5.5%로 저율 과세되는 혜택이 있기 때문에 일시금보다는 연금으로 수령하는 것이 유리하다.
○낮아지는 수수료…유의할 점은
요즘 금융업계는 IRP 잠재고객 730만 명을 겨냥해 수수료를 인하 또는 폐지하면서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26일부터 IRP와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의 계좌 운용 관리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연금은 한 번 가입하면 오래 유지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고객 혜택을 확대하는 과감한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 KB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다른 증권사도 신규 가입자에게 상품권을 지급하는 등 이벤트를 하고 있다.은행권도 IRP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금융당국이 각 은행에 공문을 보내 지나친 경쟁을 자제하라고 경고했음에도 저마다 실적 목표를 마련해 직원들에게 IRP 유치를 독려하고 있다. 직원 1인당 20~30개의 IRP를 유치하도록 권장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런 유치 경쟁에 휘말리지 말고 유의할 점을 꼼꼼히 따져보라고 당부한다. IRP는 55세 이전에 중도 인출하는 게 제한된다. 가입자의 사망이나 천재지변, 6개월 이상 장기 요양 등의 상황에서만 중도 인출이 가능하다. 계좌 전체를 해지하면 세액공제 받은 적립금과 운용수익에 대해 16.5%의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큰 수익률을 기대했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점에도 유의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IRP 상품의 연간 수익률은 1.09%였다. 기간을 5년, 8년으로 넓혀도 연평균 2.64%, 3.68% 수준에 그쳤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