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격화되는 '건국절 공방'

문 대통령, 2019년 건국 100주년 선언에
한국당 "북한을 의식하기 때문"
민주 "한국당은 쿠데타 세력 후예"
정치권에 ‘건국절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언급한 ‘1919년 건국’ 발언이 기폭제였다. 보수 야당이 문 대통령 발언을 문제 삼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16일 “자유한국당은 쿠데타 세력의 후예”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건국절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며 “1919년 임시정부 수립을 기점으로 2019년 건국 100주년을 선언한 것은 우리 현대사를 명쾌하게 정리한 역사적 정의”라고 평가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대통령 발언을 비난한 것은 헌법에 규정된 임시정부의 법통을 부정하는 위헌적 주장”이라며 “스스로 쿠데타 세력의 후예이며, 항일투쟁을 폄훼하는 세력이라는 것을 자인한다”고 날을 세웠다.문 대통령은 지난 15일 광복절 축사에서 “내년 8·15는 정부 수립 70주년”이라며 “2년 뒤 2019년은 대한민국 건국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해”라고 말했다. 이는 1919년 상하이임시정부 수립을 ‘대한민국 건국’으로, 1948년 남한 단독정부 수립을 ‘정부 수립’으로 표현한 것이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이날 당대표 및 최고위원·3선 의원 연석회의에서 “좌파진영이 1919년 임시정부 수립을 건국일로 보는 것은 북한을 의식하기 때문”이라며 “1948년 남한 단독정부 수립의 정통성을 부인하고 19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남북한 정통성 싸움에서 피해 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는 이날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서 “국정교과서 사태에서 정치권이 역사에 개입하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똑똑히 목격해놓고 같은 우를 범하고 있다”고 문 대통령 발언을 비판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