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북한 위협 핑계로 군사력 강화 '혈안'… 내년 방위예산 사상최대

내년 방위예산 2.5% 늘린 55조원…아베 집권 후 6년 연속 증가
새 요격미사일 도입·사이버방어 강화 …군사연구 지원예산 강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로 동아시아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일본을 이를 기회로 군사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6년째 증가 추세인 일본의 방위 예산은 내년에 사상 최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방위성은 31일 내년도(2018년4월~2019년3월) 예산으로 작년보다 2.5% 많은 5조2천551억엔(약 55조1천24억원)의 '2018년도 예산요구 개요'를 확정했다.

이는 방위성 차원의 예산 요구안으로, 방위예산은 차후 재무성 등 정부 내 협의를 거쳐 국회에서 확정된다.방위성의 요구액이 확정되면 일본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출범한 2012년 12월 이후로, 그 다음해인 2013년부터 매년 방위비를 확대했다.

구체적으로 방위성 내년 예산안에선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비한 미사일 요격 체계 증강 계획이 반영됐다.

방위성은 탄도미사일에 대응할 신규 장비를 정비한다면서 '육상형 이지스 시스템'(이지스 어쇼어·Aegis Ashore)을 중심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내년에 육상형 이지스 시스템 도입 절차를 시작하겠다는 뜻이다.

애초 내년 예산에 도입 관련 조사 비용을 넣을 방침이었지만,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계속되면서 도입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아울러 SM-3의 사거리를 늘린 'SM3블록2A' 도입에 427억엔(약 4천477억원), 성능과 사거리를 개량한 PAC-MSE 도입에 205억엔(약 2천149억원)을 쓰기로 했다.중국의 해양 진출을 염두에 두고 도서지역 방위 능력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중일 영토분쟁 지역인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가 속한 난세이(南西) 제도의 시설 정비에 552억엔(약 5천788억원),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A(6기) 도입에 881억엔(약 9천238억원)을 각각 쏟아부을 예정이다.

또한 차세대 공중급유기인 KC-46A 1기(277억엔·2천904억원)와 V-22 오스프리 수직이착륙기 4기(457억엔·약 4천792억원)도 도입하기로 했다.

도서 방위 강화를 명분으로 고속활공탄 관련 기술 연구에 100억엔을 투입하기로 한 것도 주목된다.

로켓 모터가 달려 고속으로 비행해 도서간 타격이 가능한 공격용 무기다.

방위성은 또 다양한 임무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선체를 작게 만든 3천900톤(t)급 호위함 2척의 건조비 964억엔(약 1조108억원)과 탐지능력을 높인 신형 잠수함(3천t급) 1척의 건조비 715억엔(약 7천497억원)을 예산안에 넣었다.

또 조기 경보기 E-2D 2기(491억엔· 5천148억원)를 도입하고 스텔스 전투기를 탐지하는 레이더(196억엔·약 2천55억원)를 개발하기로 했으며, 비용 증가 논란이 있는 미국산 무인기 글로벌 호크의 도입(144억엔·약 1천510억원)도 계속 추진하기로 했다.

방위성은 예산요구 개요에는 현재 110명인 사이버방위대의 인원을 150명으로 늘리는 계획도 포함됐다.

이는 사이버 공격을 강화하겠다는 장기 계획의 첫걸음으로 보인다.한편 방위성은 올해년도 예산안에 대폭 증액해(6억엔→110억엔) 논란이 됐던 군사연구비 지원 사업의 예산을 내년도에도 110억엔(약 1천153억원)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