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중국 공장 또 멈췄다

이번엔 독일계 부품사 공급 중단
사드보복에 대금 지연 '악순환'
현대차, 협상 통해 가동 재개할 것
현대자동차의 중국 공장 다섯 곳 중 한 곳이 또 가동을 멈췄다. 지난달 말 공장 네 곳이 가동을 중단했다가 재개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인한 판매 부진으로 납품대금 지급이 미뤄져온 가운데 한 독일계 부품사가 공급을 중단한 데 따른 것이다. 업계에선 ‘자동차 판매량 감소→부품 대금 지연→부품 공급 중단→완성차 공장 가동 중단’이라는 악순환이 당분간 반복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중국 현지 합작사인 베이징현대의 창저우공장(4공장) 가동이 이날 일시 정지됐다. 차량용 에어인테이크(공기흡입구) 부품을 공급하는 독일계 부품업체 창춘커더바오가 납품을 중단하면서다. 자동차는 2만 개 이상의 부품으로 구성된다. 이 중 하나만 공급 차질을 빚어도 완성차 제작이 어려워진다.현대차 관계자는 “부품 재공급 협상을 통해 6일부터 가동을 재개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징현대는 지난달 말에도 부품사인 베이징잉루이제의 납품 거부로 1~3공장(베이징)과 4공장 등 네 곳의 생산라인이 며칠간 멈췄다.

베이징현대의 공장 가동 중단이 반복되는 이유는 협력사에 납품대금 지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현대차의 중국 합작파트너인 베이징차는 합작회사 베이징현대에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사에 석 달 넘게 납품대금 지급을 거부하고 있다. 판매 부진에 따른 경영실적 악화를 이유로 대금 지급을 계속 미루고 있다. 베이징차는 밀린 대금 지급 조건으로 부품사의 납품 단가를 20% 이상 깎아줄 것을 요청했다. 베이징현대는 현대차와 베이징차의 50 대 50 합작회사다.

현대·기아자동차와 동반 진출한 한국 부품사 130여 곳(1차 협력사 기준)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공장 가동률이 최근 40%대로 떨어졌고, 매출은 절반가량으로 쪼그라들었다. 현대·기아차의 중국 자동차 판매량이 올 들어 반토막 난 여파 때문이다.상황이 악화되자 현대·기아차는 지난 4일 중국에 동반 진출한 협력사 130여 곳에 2500억원을 긴급 수혈하기로 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