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3사, 2020년까지 국내에 2조6000억원 투자

산업부 간담회서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 제재 해결해달라"
LG화학,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이차전지 3사가 오는 2020년까지 국내에 약 2조6천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정부도 국내 이차전지 업계가 세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기업들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적극 나서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8일 쉐라톤 서울 팔래스호텔에서 이차전지업계 간담회를 열어 업계의 어려움을 청취하고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와 상생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 주재로 열린 간담회에는 이웅범 LG화학 사장, 전영현 삼성SDI 사장, 윤예선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대표 등 이차전지 3사와 소재·장비업체 등이 참석했다.간담회에서 3사는 2020년까지 전기차용 이차전지 성능 혁신과 고도화 등 기술개발에 약 6천1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확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오창(LG화학), 울산(삼성SDI), 서산(SK이노베이션)의 생산설비 증설과 신규 구축에 2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3사는 국내 투자 확대가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소재·장비 협력사의 경쟁력을 위해 금융지원과 현금 결제 강화, 생산성 혁신 지원, 공동개발 등의 상생협력 노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기업들은 중국 정부의 한국산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제재로 겪는 어려움도 호소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29일 이후 한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를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정부는 다양한 경로로 중국과 접촉해 문제 해결에 나섰지만 아직 해결이 안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런 제재가 한국 정부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보복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기업들은 한국 정부가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 중국 정부와 이 문제를 잘 해결해달라고 요청했다.

사드 보복은 당장 뚜렷한 해결방법이 없지만, 민관이 계속 노력하면서 국내 배터리 산업 생태계 강화와 신산업 활성화 등을 통해 국내 시장을 키우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자는 얘기도 오갔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업계는 워낙 오래된 문제인 데다 중국을 자극할 가능성을 우려해서인지 말을 아꼈다.

이웅범 사장은 간담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부의 사드 추가 배치로 중국의 한국산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압박이 커질 것이라는 지적에 "노코멘트하겠다"고만 말했다.

전영현 사장도 중국 장쑤성 우시에 추진하는 배터리팩 공장 등 중국 사업 현안에 대한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삼성SDI 관계자는 우시 배터리팩 공장 추진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중국 때문"이라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윤예선 사업대표는 올해 1월부터 가동이 전면 중단된 중국의 배터리 패킹 공장의 재가동 여부에 대해 "사드 문제 때문에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니켈, 코발트, 리튬 등 이차전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한 자원 확보 지원, 소재·장비업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 확대 등을 호소했다.

백 장관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해결방안이 강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올해 중으로 '이차전지산업 혁신 및 상생협력 방안'을 수립해 이차전지업계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이어 "선도적인 기술을 개발해 글로벌 주도권을 확보하고 세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업계와 노력하겠다"며 "이차전지업계가 국내 투자를 확대할 수 있도록 걸림돌을 적극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bluekey@yna.co.kr